1.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친 영화들을 과연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영화제 후반부에 와서야 상영된 디파 메타, 트린 민하, 야스민 아흐마드의 영화들이 너무나 궁금하고, 수입 소식이 없는 <미스터 존스>, <원 차일드 네이션>, <크라비 섬>, <쏠레>, <시너님스>, <케이브> 등은 과연 볼 수나 있을까. 매번 영화제가 끝날 때마다 보지 못한 영화들이 아쉽다.
2. 여러 영화들에 대한 논의와 논란만 가득하고, 정작 그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조커>를 둘러싼 이야기는 가득하지만 정작 <조커>의 영화적 만듦새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기생충>이 개봉했을 때도, <기생충>을 둘러싼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을 뿐, <기생충>이라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았다. 수많은 이야기들 중 다수를 차지하는 의견이 그 영화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3.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폴리티션>은 미국 대통령을 꿈꾸는 백인 남성 고등학생의 고등학교 회장선거 도전기를 그리고 있다. 8개의 에피소드 동안 백인 남성성은 물론, 페미니즘, 퀴어, 장애인 인권, 연애, 빈부격차, 인종 등의 소재들이 혼란스러운 고등학교 선거판 속에서 뒤섞인다. 때문에 <더 폴리티션>은 <루머의 루머의 루머>나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등 최근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 시리즈들과 동일선상에 놓여 있다. 정치적 올바름에 입각하여 다양한 소재를 등장시키지만, 작품의 중심서사는 언제나 백인 남성이 가져간다. 백인 남성 주인공의 주변을 차지하는 여성, 비백인 인종, 장애인, 퀴어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물론 그것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니긴 하지만, 중심에 서지 못하고 계속 주변부로 미끄러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