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란은 어떤 것을 논란이라고 호명함으로써 논란이 된다. 어떤 것은 논란으로 담론화되면서 성역화됨과 동시에 폄하된다. 평가절상과 평가절하가 동시에 이루어지며 논란의 대상이 된 어떤 것은 '논란'이라는 상황 자체를 떠도는 것이 되고, 결국 '어떤 것' 그 자체에 대한 비평과 해명은 쉽게 시도되지도, 이루어지지도 못한다. 우리는 누가 그것을 '논란'으로 호명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논란 속에서 부유하는 대상을 건져내거나 침몰시키기 위한 무조건적인 지지나 비판은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
2. 문학을 영화화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번역 작업이다. 특히 작품의 내용만을 취하는 것이 아닌 형식을 번역할 때는 원작과 번역된 작품 사이의 비교가 당연히 필요하다.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김도영의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이러한 비교가 필수적이다.
3. <82년생 김지영>은 미투운동 이후의 (특히 한국의) 세계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작품일 것이다. 2016년에 출간된 소설과 2019년에 개봉한 영화 사이의 시차는 두 작품이 각각 속해있는 세계를 크게 바꾸었다. 기록되는 대상에서 서술하는 주체로의 변화는 명맥히 그 시차의 반영이다.
4. 넷플릭스가 제작한 힙합 경연 프로그램 <리듬+플로우>를 보는 동안 <쇼미더머니>에서 보지 못한 편집과 촬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쇼미더머니>에서 출연진이 공연을 할 때, 카메라는 대기실에서 대기중인 심사위원과 다른 경연자, 그리고 관객들을 촬영한다. <리듬+플로우>에서는 공연장에 앉아 경연을 관람하는 세 명의 심사위원만을 비추고, 관객의 모습은 대부분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등장하지 않으며, 다른 경연자가 공연에 반응하는 장면도 들어가지 않는다. 이는 관객이 심사위원이 되는 <쇼미더머니>와 시종일관 세 명의 스타 래퍼가 심사위원을 맡는 <리듬+플로우>의 상반된 규칙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팀을 이루게 된 심사위원과 다른 경연자를 포함한)관객에 편중된 촬영과 편집은 공연의 감흥을 끊어내고 리액션만을 보여주는 <쇼미더머니>와 공연 자체를 담는 데 집중하는 <리듬+플로우>의 차이는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평가를 바꿔 놓는다. 이것은 경연에 참여한 래퍼들의 실력이나 가사를 비롯한 그들의 퍼포먼스와는 별개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