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3. 은행, 정말 나쁜 놈인가?(5)

⑤ 은행 그리고 고정(高情)금리

by 고정금리

Episode 03. 은행, 정말 나쁜 놈인가?

⑤ 은행 그리고 고정(高情)금리


전편인 ④ 자본주의의 최대 수혜자, 은행 에서 이어지는 글 입니다.


돈의 힘은 막강하다.

세상에는 착한사람 순위는 없어도 돈 많은 사람 순위가 있고, 모두가 다 부자 되기를 꿈꾼다.

엄동설한의 날씨에도 로또 명당이라는 판매점에 길게 늘어전 사람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덕담으로 ‘부자되세요~’를 외친다.


그 돈의 흐름을 손에 쥐고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곳이 바로 은행이다.

그러다 보니 그 역할에 따른 기득권이 있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권리보다는 책임을 강조하고 싶다.

이 사회를 더 좋고 행복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돈을 사용하고 또 사용 되어지게 해야 한다는 책임은 은행의 업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은행권은 많은 사회공헌을 한다. 이런 노력들은 아마도 이러한 책임을 의식한 행동이지 않을까 싶다.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말이 얼마전 까지 유행하다가 요즘은 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열풍이 불다가 조금 시들해 진 것 같다.

거창하게 떠들석하게 티 내면서 가진자가 책임에 못이겨 사회에 베푸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자본주의 구조가 이어지고, 돈이라는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또 최근에는 단순히 어려운 사람을 도와 준다는 개념을 넘어서 내가하는 행동이 이 사회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 지를 판단하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창출이라는 개념이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정 정도는 기업의 이미지를 세탁(washing) 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은행들이 있는 것 같다.


환경 보호를 위해 기존 업무를 개선하는 기업에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금융소외계층에게 금융교육을 하면서 우량 금융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모습들은 그나마 조금의 희망을 주는 것 같다.


기업의 이익에 적정선이라는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특히 은행의 전략수립 업무를 담당하면서 건전한 은행 조직의 발전을 고민하던 때, 거의 매일을 그런 고민을 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최근 뉴스에 4대 금융그룹 소속 은행의 순이익이 12조원을 훨씬 넘는다고 한다.

한 은행 당 3조원이 넘는 순이익이다.

과연 이 규모는 적당한 것인가? 그 답은 내가 내리기 어렵다.

어차피 그 수익이 어떤 물건을 이 세상에 만들어 내 놓아서 그것의 댓가로 만들어진 수익은 아니고, 대부분이 자금의 중개 과정에서 나오는 수익이다.

그리고 독과점 형태의 구조에서 나오는 수익이기도 하다.


그 수익규모의 적정성에 대한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고 싶다.

다만 은행이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서의 권리 뿐만 아니라 그 책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여러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다면, 그 논란이 지금보다는 크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은행은 나쁜 놈인가? 라는 말에 대한 답을 할 차례인 것 같다.


나의 생각에 은행은 나쁜 놈이라기보다, 자본주의 안에서 차갑게 설계된 장치다.


문제는 그 장치가 가끔, 사람인 척을 한다는 데 있다.

웃고, 고개를 끄덕이고, 사정을 듣는 척하지만 마지막에 남는 건 늘 숫자와 규정이다.

그러면서 아주 차갑게 자본주의 시스템의 최대 효과를 위해 달린다.


그래서 나는 ‘고정(高情)금리’라는 이름을 필명으로 골랐다.

아주 바보같은 얘기지만, 자본주의라는 차가운 시스템 안에서도, 아주 가끔은 정(情)이 이자를 이겼으면 해서.


다음에는 새로운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나라 은행의 짧은 역사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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