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장난감
마루가 세 살 즈음되었을까?
우리 집에는 어린이집이라고 해도 될 만큼 아이들의 장난감이 많았다.
값비싼 좋은 장난감들은 아니었지만 싸고 활용성이 많은 장난감들이었다.
그날도 삼 남매는 분주했다.
엘사 옷과 왕관 장신구로 치장한 나의 공주 수빈이는
“ 레릿고~ 레릿고~흥 나나나나나나나 레릿고~”
엘사가 된 듯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계속 따라 하며 열창한다.
(레릿고 외의 가사는 얼버무리는 센스 ㅎ)
마루는 장나감을 바닥에 촤~악 흩뿌려놓고 손에 잡히는 데로 놀고 있었다.
양손으로 자동차를 연신 굴리며 자동차 역할 놀이에 집중하며
" 피용피용 부~~ 웅 끽~~ 쾅!! 부릉부릉. 다다다다다다 끽~ "
마치 세상의 모든 자동차와 비행기의 조종사인 양 진지하기만 하다
막내 다복이는 이불속에서 꼼지락꼼지락~
"뿌~~~ 우~~~ 웅!!!.......... 응애~ 응애~ 응애~”
금세 구수한 냄새가 올라온다.
“ 아구아구 우리 귀염딩이~ 얼른 엄마가 기저귀 갈아줄게요 ”
" 응애응애응애 "
기저귀를 여는 순간 내 얼굴로 한줄기 분수가..^^;;;;;;;
" 으악~~~ 아...... "
그렇게 한참을 기저귀를 가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왠지 모를 싸함이 밀려온다....
" 레릿고~~~ 레릿고~~~ 흥 나나나나나나나 레릿고~”
‘어?? 뭐지?? 뭔가 허전한데....? ’
레릿고는 있는데 핑융~ 소리가 안 들린다.
엄습해 온 불안감에 둘째 아이를 돌아보는 순간!
신랑의 다급한 목소리!!
“어! (탁탁) 어? 가만히 있어 가만히!! ”
시퍼렇게 질린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신랑이 연신 가만히 있으라며 입안에 무언가를 빼내려고 한다.
순간 아이스크림 장난감의 아이스크림이 마루 입안을 가득 메우고 숨을 쉬지 못해 힘들어하는 마루가 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아~~~ 앙!!!! 컥컥 아~~~ 앙! 켁켁켁 엄마 엄마 엄마 아~~~ 앙 아~~~~~ 앙.....”
눈물 콧물을 다 쏟으며 놀란 시퍼렇게 질린 얼굴로 연신 나를 찾는다.
정말 몇 초였다.
분명히 기저귀를 교체하기 전까지 잘 놀고 있었다. 분명 내 시야에서 즐겁게 놀고 있었는데..
(뇌가 정지되어 순간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갈아주려던 기저귀를 던지고 둘째에게 달려가 안아 주었다.
“ 엄마~ 엄마~ 엉엉엉~ 엄마~~~ 엄마~~~”
“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토닥토닥)
" 엉~~~ 엉~~~~~엉 "
" 괜찮아? 놀랐어? 엄마 봐봐 마루야 "
" 흑. 흑..."
아기가 조금씩 내 품에서 진정되었다.
" 마루가 입에 장난감 넣은 것도 몰랐어?"
" 다복이 기저귀 갈고 있느라 몰랐어 "
" 에휴.... 애가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서 숨도 못 쉬고 말도 못 하고. 큰 일 일어 날 뻔 했어. "
".... "
“ 휴... 마루야 이걸 왜 입에다 넣어? 큰일 날 뻔했잖아"
아이가 잘못되지 않음에 안도하며, 잘못되었을 땐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에 온몸의 감각이 삐쭉삐쭉 날이 선다.
“이거 위험하니까 버려. 왜 이런 걸 사줬어?”
“ 아니~ 이제 좀 컸으니까 입에 넣을 거란 생각을 못했어. 그리고 분명 자동차 가지고 놀고 있었다고. ”
아이스크림 장난감이었다. 콘 부분과 아이스크림을 맛 별로 만들어놓은 장난감.
그래서 몇 개까지 쌓을 수 있는지 보는 장난감..
" 마루야! 이거 입에 왜 넣었어? "
"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서. "
" 아.... 마루야 다음에는 먹고 싶으면 엄마한테 말해. 응? 이건 장난감 이잖아 "
" 응... "
아이스크림 장난감을 입에 넣은 순간 아이의 입을 꽉 채운 플라스틱 장난감이 빠지지도 움직이지도 않은 채
아이는 숨을 못 쉬고 있었던 거다.
속으로 엄마를 불렀겠지..
나는 아이의 신음소리도 듣지 못하고 막내 기저귀 가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있었던 거다.
얼마나 놀랐을까?
그 찰나에 신랑이 물을 마시러 집에 안 들어왔다면...
그래서 아이를 못 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그렇게 둘째를 달래주고 있는데
“ 까르륵~ 까르륵~”
“ 다복이는 뭐가 그리 재밌어?”
맙소사....!!!!
속싸개 겉싸개를 똥과 오줌으로 범벅으로 해놓고는 뭐가 재미있는지 까르륵까르륵 웃고 있는 너...
‘헐.......’
하... 꼭 하나가 빠지는구나..
그래도 둘까지는 이런 일 없었는데
셋은 정말 역부족이었다.
우리 엄마는 우리 삼 남매(2남 1녀)를 어떻게 그 옛 날 키웠을까?
세탁기도 없고 연탄불 시절...
갑자기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이렇게 힘들구나... 셋은.. 정말 내 생각대로 되는 게 없구나..
정신을 바짝 차려도 나사 한 개 풀린 듯 자꾸만 이러는구나...
아이들이 있어서 너무 행복하지만
아이들로 인해서 너무 힘든 그런 날이었다.
그래도 큰 사고 없이 오늘 하루가 지나감에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