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내 감정의 숨김
고국을 떠나면서, 버리면서 여기 넓디넓은 땅을 밟은 사람들은 어딘가, 어느 부분에선가 '다름'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더더욱 조심할 필요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애석하지만 한국인들과의 관계는 그럴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들 중 '솔직한 감정 표현을 하는 사람'이 있다.
내 좁은 견해로 그러한 사람은 한국, 특히 사회생활에서 좋은 피드백만을 받기는 어렵다. 현실이 그렇다는 얘기다. 모두들 어떻게든 묘하고, 꺼림칙한 요소를 만들어 내고 그러한 이야기를 나머지 사람들끼리 나눈다. 말, 행동, 표정 등을 기반으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섣부를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이야기는 오해와 논란이 되고, 때로는 함께 하기 어려움으로 전개된다. 내 의도는 안중에 없다.
특히 누구와 누구와의 관계, 정말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십거리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누가 누구를 싫어하고 이런 이야기를 누구나가 좋아한다.
다시 여기로 돌아와서, 그래서 그런 솔직한 사람들은 여기에서 다시금 솔직하게 사람을 대한다. 물론 이방인들과의 관계에서는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결국 또 한국인들과의 관계에서는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나는 솔직한 감정표현이란 게 참 불편하다는 생각을 한다. 당연히 솔직한 감정 표현은 좋은 것이다. 그리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회, 사람들의 의식이 궁극적으로 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그것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숨기는 것이 낫지 않을까. 굳이 뻔히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것인데 그걸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그래도 솔직한 게 좋아', '그게 맞는 게 아니야?'라고 하는 말은 너무나 맞는 말이고 격려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들 사이에서는 그 뒤의 뒷감당을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자신이 있어야 솔직해져야 한다.
실컷 솔직해 놓고 '그들은 왜 이걸 이렇게 받아들여?', '이걸 왜 이렇게 얘기하고 다녀?'라는 푸념은 큰 의미가 없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피할 수 있을 때 피하는 게 좋다. 그리고 평생 나 혼자 꽁꽁 싸매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내 주위에 솔직해도 되는 사람은 있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 그들은 그 솔직함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만 솔직해보는 게 어떨까. 이렇게 말해 '솔직한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나는 솔직한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이다. 그 뒷감당을 견뎌내는, 그러다 결국 또 떠나야 하는 그런 사람들이 걱정이 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조금은 본인을 위해 덜 솔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나를 위해서 내 감정을 숨겨 보는 게 어떨까.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