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에 대한 단상
옷을 번듯하게 차려입은 거지라니, 의심받는 것은 당연하다.
제인은 이성의 손을 들어줬다. 그녀는 손필드 저택을 빠져나와 수중에 있는 돈으로 갈 수 있는 최대한 멀리까지 마차를 타고 도망친다. 그리고 내린 마을에서 히스 덤불과 밤하늘의 별을 벗 삼아 슬픔을 삼켰다. 일자리를 구해보고 가진 물건을 팔아 빵으로 바꿔보려고 했지만, 사람들은 번듯하게 차려입은 그녀의 구걸에 오히려 뒷걸음질을 쳤다. 그렇게 목적 없이 굶주린 개처럼 떠돌아다니길 며칠. 지칠 대로 지쳐 죽음을 생각하던 그녀 앞에 한 작은 집이 나타났다. 세인트 존과 그의 친절한 두 여동생이 살고 있는 무어 하우스. 제인은 이곳에서 새로운 삶과 인연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