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작가의 『인어사냥』을 읽고, 사장의 자리에서 떠올린 생각들
나에게는 작가로 더 유명한 차인표 님의 『인어사냥』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잔혹함’이 아니라 ‘욕망’이었습니다.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사람을 몰아붙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우화적 소설입니다. 이야기는 ‘인어’라는 신비롭고 희귀한 존재를 둘러싸고, 그것을 소유하려는 인간들의 선택과 행동을 따라갑니다. 소설 속 인어는 단순한 생물이 아니라, 부와 성공, 인정, 지배, 우월감처럼 사람이 한 번 맛보면 놓기 어려운 욕망의 상징으로 표현됩니다. 이 소설은 누군가의 악의를 고발하기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욕망이 어떻게 사람을 무너뜨리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설에서 욕망은 언제나 스스로를 정당화합니다.『인어사냥』의 가장 섬뜩한 지점은 누구도 스스로를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욕망을 찾아간다는 것입니다. 욕망은 늘 그럴듯한 명분을 달고 다니는 듯 보입니다. 그리고 그 명분이 더 강해질수록 사람은 더 잔인해지기도 합니다. 소설에서 '더 오래 살기 위한 욕망'이 결국 파멸을 가져오게 됩니다. 현실에서도 당연한 명분들이 있습니다. '잘 살기 위해서, 성공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조직을 위해서..'라는, 안타깝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런 명분들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파멸에 이르기도 합니다.
소설에서는 인어를 잡는 순간,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된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소설 속 인어라는 욕망이 인간을 소모시키는 순간 모든 것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부분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쫓고 있는 인어는 무엇인가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하고(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선택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
소설『인어사냥』은 욕망은 언제나 아름다운 얼굴로 시작되지만 통제되지 않으면 반드시 누군가를 희생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사냥하고 있는 인어는 무엇일까요."
마지막으로 소설 속 몇 가지 문구를 정리해 봅니다.
'소망'이 선을 넘으면 '욕망'으로 변한다.'소망'은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별하지만 욕망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욕망의 얼굴은 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불이 났는데 불부터 안 끄고 불이 왜 났는지 먼저 따질 수는 없겠지.
그 맛을 알아 보리면 내가 얼마나 더 마셔야 할지, 얼마나 더 마시고 싶은지 알 수가 없어지거든, 다른 생각은 다 없어지고 딱 한 가지 생각만 남는다네. '더 마시고 싶다는 생각. 그게 나머지 생각들을 다 집어삼켜 버리지. 그다음부터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 어차피 한 가지 생각밖에 없으니까.
추한게 약한 것보다 나아. 자네는 너무 약해 빠졌어.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능력은 없고, 결정도 못하겠고, 과거에 얽매여 현재를 살지도 못하고, 마래는 암울하지. 자네한테 내일이 있기나 했나? 그냥 오늘만 반복되지 않은가? 늘 허전하고 초라한 하루가 반복되지 않더냐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