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 up, 2015
'병맛' 콘텐츠가 요즘은 대세라고 한다. "잉?" 이러고 피식 거리는 병맛콘텐츠는 외국에서도 통하나 보다. 아니 어쩌면 원래는 정석 로맨틱 코미디인데 내가 그렇게 느꼈을지도. 어쨌든 Man up, 2015 우리나라에는 '런던 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이 영화는 러블리한 로맨틱 코미디는 아니다. 하지만 "누구 누가 그랬다더라. 정말 부러워. 나도 그런 사랑 만나고 싶어." 이렇게 친구와 수다를 떨듯 있을 법한 일이지만,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34살 노처녀에게 다가온 뜨끔 없는 사랑. 40살 이혼남은 러블리하지는 않지만 역시 사랑을 옳다. 라는 것을 보여준다. 34살의 노처녀 낸시(레이크 벨)는 부모님 40주년 결혼기념일에 가던 기차 안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 (내용은 스포이니까 삭제) 어쨌든 그 여자의 소개팅 남이었던 사이먼 페그(잭)가 낸시를 소개팅녀로 오해를 하고 우연히 아주 우연히 데이트를 하게 되는데, 낸시의 병맛콘텐츠를 척척 알아맞추고 공감한다. 함께 볼링 치는 모습은 죽이 척척 잘 맞는 오랜 커플처럼 보인다. 약간 느린 전개에 비해, 두 사람이 볼링을 치고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은 빠르게 보여준다. 두 사람의 심장 박동수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나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 친구는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도 저런 사랑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볼링 치는 모습에 흥미를 느꼈을 지도 모른다. '내가 이런 모습을 하면, 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경박스럽게 웃지는 않았을까?', '그 사람이 야구 보는 걸 좋아하니까. 나도 없는 지식 다 꺼내서 야구를 같이 관람해야겠다.' 기타 등등의 고민들을 하며 우리는 사랑 줄다리기를 한다.
내 모습을 모두 내려놓고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우리 집이 못 살든 잘 살든, 내 직업이 무엇이든 그냥 나 자신 자체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났다면 인생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랑이 당장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34살, 내 생에 남자는 없을 거야 라고 외쳤을 때 우연히 찾아올 수도 있다. 런던 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 조금만 내려놓으면 확률을 높아질듯하다. 내려놓을 용기가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