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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eleine Oct 29. 2016

05. 이탈리아 여행 두 번째 도시: 피렌체

피렌체의 아침

베네치아에서 기차를 타고 피렌체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6시쯤이었다.  '아 여긴 또 다른 나라 같다' 내리자마자 들었던 생각이다. 한 때 도시국가였던 이탈리아 반도는 1870년대 통일되었지만, 아직 지역색이 진한 편이고 도시마다 분위기도 다르다.  중세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도시. 피렌체는 밤이 되자 주황색 빛으로 가득했다. 이탈리아는 대부분 주황색 백열등을 쓰고 있다고 한다.

밤 이슬이 촉촉했던 그날, 곳곳에 켜져 있는 주황색 불빛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탈리아 인들이 궁금했다. 그렇게 좁은 골목골목을 지나다 보니 예약한 호텔에 도착했다. 테라스가 있는 2층 식당에서 두오모가 보이는 호텔이었다.



아침에는 조식을 먹으며 두오모를 바라봤다.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종소리. 쌀쌀했지만, 아무도 테라스 문을 닫지 않았다. 모두가 도시의 소음을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을 먹으며 즐긴다.


우리의 여행은 다시 시작됐다.

제일 먼저 간 곳은 두오모. 두오모의 정식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으로 꽃의 성모 교회를 뜻한다.  이탈리아 도시 대부분은 시에서 운영하는 지는 모르지만 패스권을 판매하고 있다. 패스권만 있으면 줄을 서지 않고, 이곳저곳을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 패스권이 없는 우리는 주야장천 서서 기다렸다. 대성당을 둘러싼 줄은 줄어들 기미가 안보였다. 앞에 입구까지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며 줄이 줄어들기를 기다린 지 50여분째.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들어서자마자 천장에 보이는 프레스토화는 모두를 침묵하게 만든다. 두오모로 올라가는 길은 성인 남자 1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통로의 가파른 계단이었다. 위에서 내려오면 벽에 최대한 몸을 밀착해서 통로를 확보해줘야 하는 상황. 이러니 줄이 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파른 계단은 총 463개이다. 힘들어도 쉬지를 못한다. 내가 멈추면 뒷사람이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뙤약볕에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쉼 없이 올랐다. 어둡고 가파른 통로 끝 빛이 보기가 시작했다. 드디어 내가. 아니 우리가 두오모에 올랐다.


책이나 TV에서만 보던 모습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서울에 살면서 하루에 몇 번이나 하늘을 올려다봤을까. 서울의 하늘도 이럴까. 피렌체의 하늘과 붉은 벽돌의 집. 중간중간 광장은 아름답기만 했다. '아 여기서 살아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식상한 멘트지만 사실이다.


서둘러 내려와, 반대편 종탑으로 발길을 옮겼다. 종탑에 올라가면 두오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토의 종탑은 두오모보다 계단이 넓어 올라가기 편하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곳이 있다. 힘든 것 같지만 나이 많으신 분들도 많이 오신다. 그렇게 모르는 여행객들과 배려하며 한 칸 한 칸 오르다 보면, 어느새 종탑 제일 높은 곳에 도착한다. 두오모와 함께 피렌체의 전경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두 주인공이 두오모에서 만나는 데, 그들도 이 좁은 통로를 통해서 올라왔겠지? ㅋㅋㅋ 여유가 있다면 위에서 오래 머물고 싶지만 배고픈 터라. 몇 바퀴 둘러보다 내려왔다.



우리는 그렇게 피렌체를 온몸에 담아 왔다. 아침 일찍부터 조식 든든하게 먹고 두오모에 이어 조토의 종탑까지 완주하고! 거한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피렌체에서 유명하다는 티본스테이크!. 먹방은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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