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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eleine Jul 10. 2017

밥상, 네번째

밥상이라 쓰고 술상이라 부른다

식구(食口)[명사] 1.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 가족보다는 식구라는 말이 왠지 정감이 간다. 한집에서 살을 맞대고 이 험난한 세상을 함께 견디는 식구.


 가장 작은 가족 단위 부부. 우리 부부는 눈 뜨면 코베어 간다는 서울에서 오늘도 얼굴을 맞대고 끼니를 같이한다. (물론 때때로 혼자 먹는 밥이 꽤 있다) 이번에 유독 너무 많아서 민망할 지경. 그래도 힘내서 밥상을 차려 낸다.



된장찌개에는 두부, 애호박, 소고기, 양파, 감자를 넣고 고춧가루를 팍


가장 자신 있는 요리가 뭐냐고 물어보면, 나는 된장찌개라고 말하고 싶다. 재료가 좀 부족해도 시어머니가 직접 메주를 쑤어 보내주시는 된장만 있으면 든든하다. 건더기를 좋아하는 나는 내 취향껏 건더기를 듬뿍 넣고 된장을 끓인다. 육수는 보통 멸치와 다시다로만 해결한다. 그리고 소고기는 꼭 들어가야하는 재료 중에 하나이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기 때문. 이것저것 넣은 된장이 최고다. 밋밋해보이는 밥상엔 언제나 계란후라이 추가. 노른자가 터져서 색감이 더 예쁘다.



우유는 파스퇴ㅚㅚㅚㅚㅚ르

야근이 많은 남편, 간혹 주말에도 출근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홀로 밥상 앞에 앉는다. 오래 냉장고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던 계란은 편의점에서 파는 감동란 느낌으로 만들어봤다. 감동란을 처음 먹었을 때의 그 감.동 그대로 집에서도 70% 정도..는 재현 할 수 있다. 잘 익은 감동란과 여린잎, 숨어 있는 샐러리로 혼자서도 당당하게!


시판용 파스타 소스 만세

또 혼자. 껄껄. 그래서 맥주를 꺼내들었다. Fitz 조정석이 나오는 CF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냉장고에 손이 간다. 좋아하는 애호박을 큼지막하게 썰어넣은 파스타와 또 등장하는 집에서 만든 감동란.

뭐 가끔 이런 혼술도 나쁘지 않지. 이렇게 혼자 위로해 본다. 심지어 이건 토요일 오후! 씁쓸


바게트는 망원동 어느 빵집에서 구매

하 너무 슬픈 밥상 이야기가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되긴 하지만. 안 먹은 밥상을 만들 수도 없고 하하 나는 또 Fitz를 꺼내들었다. 바게트에 치즈, 딸기잼 간단하게 한잔하기에 좋은 안주. 맥주 한캔으로 긴긴 밤을 지내본다. 남편아 보고있니  


애호박전, 김, 가자미 구이이이잉이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하는 밥상. 각자의 취향껏 덮밥을 만들었다. 하나솥(나름 브랜드명 자체 블라인드) 도시락 집에서 유명한 '참치마요 덮밥'은 남편 밥그릇이다. 김은 양껏 취향껏 넣어먹을 수 있도록 따로 준비했다. 연린잎과 스크럼블 에그가 소복이 덮힌 덮밥은 내꺼.

취향도 입맛도 성격도 다른 우리 너와나 부부라는 이름으로 한 밥상에 앉아 있는게 아직도 신기하기만 하다. 이런 것이 바로 부부가 아닐까한다.


이미트에서 공수해 온 문어와 연어초밥으로 금요일밤

금요일 퇴근 후, 오랜만에 일찍 마친 남편과 둘이서

마트에 갔다가 연어초밥과 문어를 공수해왔다. 잘 삶긴 문어는 레몬즙을 뿌려 상큼함을 더했다. 이마트 연어초밥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날은 이상하게 맛이 없었다. 연어값이 올랐다고 하던데.. 싱싱하지 않은 연어로 만든듯..



짭쪼름한 감자 짜글이
양배추 쌈은 소울푸드

백종원의 위대함을 요즘 세삼 느끼는 중이다. 어떠한 요리를 검색해도 백종원이 붙는다. 어떤 식재료로 방송했냐에 따라서 마트 판도가 달라진다는 후문도 있다. 감자 요리를 검색해보던 어느날. 감자에 감만 감색해도 '백종원 감자짜글이'가 연관 검색어에 계속 떴다. 그렇게 운명처럼! 이번 주말 메뉴는 감자짜글이로 정해졌다. 백종원의 조리법은 쉽다. 준비된 재료와 심지어 양념까지 한꺼번에 넣고 짜글짜글 끓이면 된다고 했다. 나는 설탕을 안 넣고 해봐야지 하고 시작했다가. 설탕의 위대함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왜 백종원이 슈가보이인지도... 설탕을 넣는 순간 감자짜글이 맛이 변했다. 하 슈가보이..

짭짤한 짜글이는 양배추쌈과 함께 먹어 짠 맛을 중화시켰다. 함쌈 한쌈 오가는 토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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