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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eleine Feb 27. 2021

떼쓰는 아이. 육아

Terrible two, 미운 네 살

우리 딸은 만으로 2살, 한국 나이로는 4살입니다.

보통 이 시기를 ‘Terrible two, 미운 네 살’이라고 하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녀와의 시간은 마치 인내심 테스트 같았습니다.

하루는 잘 참아내었다가, 어느 날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다가 어떤 날은 엉엉 울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산후우울증은 없었으나,
육아 우울증이 왔나?



하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시도 하고, 끊임없이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글을 읽고, 쓰며 스스로 치유하고 있습니다.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고 아이를 공감하고 공부하는 엄마.(오은영 박사님 최고!)


저희 딸. 그녀는 일단 엄마 껌딱지입니다. 목이 마를 때도 징징 거리며 “엄마가 말해봐”이럽니다. 어릴 때는 뭐가 하고 싶은지 눈에 보이지만, 점점 하고 싶은 게 많아지는 4세 어린이에게는 “뭐 도대체 뭐” 하고 반문하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딸은 소위 말해 수가 틀려 오징어처럼 몸을 베베꼬며 짜증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다 보니 제 자신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순간이 오곤 합니다.

한 겨울에 젤리슈즈! ㅋㅋㅋㅋㅋㅋ

하루는 우체국에 갈 일이 있어 차로 이동 중이었는데, 글쎄 노래를 크게 틀어 달라며 갑자기 앞좌석을 쿵쿵 발로 차는 겁니다. 운전 중이라 달래주기보다 단호하게 “운전 중이라 더 이상 크게 못 틀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기분이 나빠진 그녀는 하고 있던 목수건을 풀어 달라고 또 발을 쿵쿵하며 난리가 났습니다. 신호가 바뀌고, 목수건을 빼주자. 이번엔 옷을 벗겠다고 난리. 후 갑자기 저도 모르게 목이 아플 정도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바로 후회했지만 폭포처럼 흘러내린 제 목소리는 이미 그녀의 귀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아이는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더 세차게 앞좌석을 쿵쿵 차고 울며 “가!!!”라고 소리 지릅니다. 그럼 또 저는 “네가 가!!!”라고 유치하게 서로를 향해 소리질렀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우체국. 눈물범벅이 된 아이에게 같이 내릴 꺼냐고 묻자 싫다고 합니다. 문을 닫아 버리고 주차장 중간까지 가다 오다를 반복하다 다시 차 문을 열고 아이를 데리고 우체국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분이 풀리지 않은 아이는 연신 울음을 터뜨렸고 저는 더 단호한 어투로 “조용히 해.”라고 혼을 냈습니다.


보내야 하는 우편물을 못 보낸 채 아이와의 감정 소모만 깊어지고, 그녀는 보란 듯이 더 크게 울며 소리칩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저는 울고 있는 아이의 손을 잡고 서 있었습니다.


엄마가 안아줄까?

낮은 자세로 무릎을 굽히고 앉아, 우체국이 떠나가라 울고 있는 아이에게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조용히 안아주었습니다. 씩씩 거리던 숨소리가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엉거주춤 안기던 아이가 제게 기댑니다.





부부싸움보다 더 허무한 딸과의 싸움에는 유치한 엄마만 남는.. 그러곤 괴물 같았던 제 모습이 생각나 이불 킥하며 잠이 듭니다. 육아란 참 어렵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수행 같습니다. 마음이 뜨거워졌다 차가워졌다를 반복하니 아플 수밖에 없기도 하겠다.라고 핑계를 대며 하루를 정리합니다.

(육아꿀팁이 있다면 전수해주세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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