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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형 Aug 05. 2015

미완의 존재와 윤리

파울로 프레이리의 자유의 교육학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미완의 존재이다. 그러니까 아직 불완전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람의 존재는 끊임없이 배우기를 선택한다. 발견하고, 개발하고, 탐구하고, 조직하고, 분류하고, 적용하고, 조작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사물과 환경에 대한 통제를 배우고 자신의 능력을 키운다.


그런데 만일 자신의 통제력을 과신한다면 원자폭탄을 발명하고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물리학자처럼 될 수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이용하여 수만명의 사람들을 일순간에 없앨 수 있다는 권력욕에 사로잡혀 그들은 인류의 재앙을 앞당기는 우를 범했다. 그래서 인간은 윤리적이 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는 미완의 존재가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타인을 해치고 환경을 파괴하는 일을 일삼을 수 있다.


윤리성은 타인을 향한 마음에서부터 자신을 향한 정직함으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두루 걸쳐 있다. 미완이라는 존재는 정직을 더욱 필요로 한다. 자신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꽤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허상이 빠지는 것은 자신과 타인을 모두 속이는 것이다. 자기 과시욕에 사로잡혀 자신을 부풀려 상상하는 것은 올바른 자신감이 아니다. 그런 사람을 진정성이 떨어지는 허풍쟁이라고 우리는 부른다.


정직함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적으며, 알고 있는 것과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크지 않음을 솔직히 시인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미완의 인간들이 살아갈 때 수없는 갈등이 야기되며 고통과 아픔을 필연적으로 겪는다는 것을 아는 것도 정직함에 속한다. 자신을 직면하는 것은 아무도 없는 고속 속에 이루어지는 일이며 그걸 통해 비참한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포함된다.


자기 자신과 정직하게 만나 자신을 좀 더 알게 된 사람에게는 겸손함이 자연스러운 미덕으로 배어난다. 그런 사람에게는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솟구칠 수 있다. 자신이 아는 것이 다가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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