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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형 Aug 28. 2015

배움과 관계

관계적 지식의 필연성에 대해서


우리는 관계 속에서 배운다. 관계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의미를 만들기 힘들고 무의미해진 것은 배움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그냥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같은 지식일 뿐이다. 배우는 내용과 관계를 맺고 있어야 그 안에서 의미가 만들어진다. 배움은 객관화된 지식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물론 객관화된 지식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러한 지식조차 나와 관계가 없다면 저 멀리에 있는 지식에 불과하다. 이런 지식을 알아야 하는 당위성을 부여할수록 분리된 삶은 더욱 심화된다. 그 속에 내가 만든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 배운 것을 기억하는가? 그것이 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누구에게 배웠는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배울 당시 나는 어떤 상태였는가? 그것을 배운 이유는 무엇인가? 배운 후에 나의 느낌은 무엇인가? 이와 같은 질문이 관계 안에서 배움을 바라보는 입장을 나타내는 질문이다. 친한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그 친구가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면, 그 영화를 보러가거나, 검색하고 내용을 살펴볼 확률이 높다.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지식이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피아노 연주를 좋아한다면 주변 환경에서 피아노 연주에 대한 작은 정보라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피아노 연주에 대한 흥미가 관련 정보를 모으기 때문이다.  


믿음이 가는 사람이 하는 말은 그만큼 신뢰가 간다. 평소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의 말은 잘 믿지 못한다. 무서운 환경에서는 낯선 물체가 모두 위협적으로 보인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환경에서 우리는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 나와 친숙하다고 느끼는 물건은 소중하다고 인식하고 자주 보지 않는 물건들은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관계의 안경을 통해 인식하고 거기에 대처하는 반응성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배움이 극대화되려면 관계가 좋아야 하고 깊어져야 한다. 누구이든, 무엇이든 나의 편견과 과거 경험의 틀로 판단하기보다, 유심히 관찰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대할 필요가 있다. 저 멀리 있는 지식을 여기 내 주변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자세히 들여다보는 배움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호기심은 관계로 연결되는 좋은 촉이다. 호기심을 갖는다면 저것이 나와 어떤 관계를 맺을까에 집중하는 사이에 배움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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