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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형 Oct 01. 2015

직업의 본질

일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직업은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일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보다 뚜렷하게 알 수 있고 그 정체성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 성실한 삶인 것이다. 그러니까 직업은 자신 안에 통합되어 외적으로 나타나는 자기 표현인 셈이다.

또한 직업에는 가치가 들어 있다. 우리는 직업을 통해 사회의 구성원으로 기여한다. 일을 하면서 사회를 건강하고 함께 살아가기에 좋은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일을 통해 가치가 실현될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

이 두 가지가 직업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이러한 본질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면 나머지는 부차적인 문제가 되지만 본질을 잃어버리는 순간 돈과 같은 물질적인 기준이 가장 우선시되고 만다.

직업의 본질을 추구하며 사는 삶은 어떠할까?

우선 자신와 분리되지 않고 통합된다. 이는 자신이 소외되는 현실과 대비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다. 직업과 자신이 분리되어 있을 때, 우리는 외적 조건에 주목하게 된다. 돈을 얼마나 버는지, 얼마나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는지, 여유가 있고 안정되어 있는지, 자기 시간이 확보되는지 등 직업 자체보다 직업의 조건을 더 많이 따진다. 외적인 조건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외적인 조건이 직업의 성격을 삼켜버릴 때 우리는 직업으로부터 소외된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 행복하기보다 외적 조건으로부터 행복을 얻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고 일 자체에 자신을 쏟아내는 열정을 발견하기 힘들다. 게다가 외적 조건은 외부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맘대로 할 수 없다. 그러니 자신의 행복은 자신에게 있지 않고 외부의 손에 내맡겨져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자신과 통합되는 직업은 일을 하면서 행복해지고 일에 더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으며 그 일을 통해 자신이 더욱 성장하는 걸 경험한다. 외적인 조건은 일과 자신이 통합되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자신이 통제하기 힘든 외부에 덜 신경을 쓰기 때문에 그만큼 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도 많지 않다. 외적 조건에 대해 걱정하지도 않는다. 이미 그 일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자신의 재능을 통해 타인의 삶에 기여하는 가치로운 삶이다. 사람은 누구나 가치로운 삶에 마음이 동한다. 감동은 가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고, 가치없이 겉만 번지르르한 것에는 마음이 가지 않는 법이다. 게다가 자신의 삶이 가치를 실현하며 사는 삶이라면 자신의 삶에서 나오는 희열은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물질적 충족감과는 비교할 수 없다. 마음에서 감동이 우러나오며 그 감동은 타인에게로 전달되고 상승작용을 일으켜 행복의 공동체가 이루어진다. 또한 이 공동체에는 함께 사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자신의 재능을 다해 기여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이다.

이상적으로 들리는가? 물론 그럴 것이다. 현실은 냉혹하고 암투를 벌이며 서로를 짓밟고 올라가기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두 가지의 본질 - 정체성과 가치 - 을 추구한다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사실 그런 사람을 통해 우리는 희망을 볼 뿐만 아니라 롤모델로 삼고자 한다. 그러니 현실은 이상과 정반대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실상 알고보면 언제나 이상을 추구하며 이상이 현실로 내려오도록 하는 사람들 덕분에 이상은 이상으로 그치지 않는다. 즉, 누군가에겐 이상이지만 누군가에겐 현실이다. 우리는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기보다는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우리가 직업에서 잊지 말아야 할 세번째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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