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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 Apr 14. 2024

완벽주의 속에서 얻은 결론

결코 완벽한 '결과를 위해서' 걸어온 길이 아니었다.

자기 주관이 강하고, 현실과 타협을 하지 않으면서, 내 신념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해 불의를 참지 않고 '아님 말고'식의 접근을 혐오하는 사람


나를 잘 나타내는 문장이다.


위의 기준은 자신에게 똑같이 적용되었고, 지키고자 했던 지침을 어기게 되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곤 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계획을 기반으로 행동하지 않으며 가식적이면서 '찔러보기' 식으로 다가오는 이들에 대한 혐오를 매우 크게 느낀다. 또, 실패로 끝날 여지가 있는 비공식 모임에는 가지 않으면서, 자신감이 풍만하지 않다면 갈망하는 목표에 대해서 도전하지 않는다. 사람을 잘 만나지 않으며 스스로를 고립에 빠뜨린 이유도 이러한 뚜렷한 주관과 완벽주의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뚜렷한 주관과 타협하지 않는 가치관 속에서 나는 '신념에 대한 자신감'과 '내적 안정감'을 꿈꾸지만 현실은 가시밭 그 자체인 듯하다.


꿈꾸는 현실과 지키기로 결심한 자신의 지침 속에서 갈등하며,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고 종종 망설이며 신속한 결정이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이 길을 계속 걸으며 심리적인 압박감 속에서 숨 쉬기 힘든 느낌을 받아본 적도 있었고, 아주 드물지만 지침을 어기면서 고통스러워한 경험이 있었다. 때로는 현실을 회피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그 자세를 내려놓지 않고 장기적인 과정을 거치며 도달한 결론은, "지금 이대로 계속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고통과 갈등 속에서 꺾이지 않으려고 곧게 서있는 자신을 발견했고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나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 정도로 내적으로 성장하는 자신에 이르렀다.

곧은 신념을 유지하며 잘못된 판단 속에서 홀로 허우적거린 일도 있었지만, 젊은 시절에 겪은 깊은 혼란을 통해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방향성의 확립을 얻을 수 있었다.

중간에 멈춰 서고 싶은 순간들과 포기하면서 잃은 것은 많았지만, 그렇게 흔들리면서 도달한 '현재의 자신'을 보면 지금까지 걸어온 이 길이 후회되지 않는다. 인생을 다시 살게 해 준다고 해도 나는 '이 길을 다시 걸었을 것'에 의심치 않는다.

인생은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고, 앞으로 어떠한 일들이 내가 가던 길을 가로막게 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그런 미래에 나는 기대를 건다.

흔들리면서 걸어온 길에는 '예상 밖의 일들'이 있었고 그러한 상황이 없었다면 완벽주의 속에서 성장할 영감은 얻지 못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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