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의 인연

by 덕구

고민이 있습니다.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요.


저는 서울에 어느 한적한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종종 도서관이나 서점을 돌아다니는 취미가 있습니다. 특히, 개인서점을 좋아합니다. 분위기도 진열되어 있는 책도 서점의 주인에 따라 느낌이 다르거든요.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서 찾기도 하고 지인에게 소개를 받고 찾아가기도 합니다. 그날 찾아간 서점은 지인에게 소개를 받고 찾아갔던 서점이었습니다.


밝은 나무 목재로 만들어진 문으로 들어가니 진열되어 있는 책들이 보였고 살짝 노란 조명이 서점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카운터에 아무도 없어 조용히 책을 구경했습니다. 따뜻한 말이 적힌 에세이가 특히 많은 서점이었습니다. 사람도 많지 않은 서점에 앉을 공간 하나 없었지만 분위기만은 마음이 가는 서점이었습니다. 어쩌면 서점 주인을 보고 나서 더욱 마음에 드는 공간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열되어 있는 책을 겉핥기로 읽고 있다 보니 서점 안으로 한 여성분이 들어왔습니다. 눈을 마주치니 웃어 보이며 목례를 하던 그 여성분이 서점 주인이셨습니다. 지금까지 본 서점의 주인은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들이 하시는 경우가 전부였기에 처음에는 주인 따님인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성격에 서점이 예쁘다는 말로 시작해 질문을 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서점을 할 생각을 했다는 이유로 그 사람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일주일에 한 번 서점을 찾아갔습니다. 갈 때마다 궁금증을 하나씩 해결했습니다. 처음에는 서점을 하게 된 이유를 묻고 다음에는 좋아하는 장르를 그다음에는 좋아하는 책을.. 하나 둘 질문을 하다 보니 나이대도 비슷해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앉을 공간이 없는 작은 서점이라 한 달이 넘어간 시점부터는 카운터 안쪽에 있는 의자에 앉아 책을 읽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이후 두 달 동안 주에 한 번씩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중간부터는 명함에 있는 번호로 연락해 가도 괜찮겠냐는 문자로 연락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주에 한 번씩 서점에 찾아가고 연락을 주고받다가 바로 저번 주에 누나가 서점 마감하고 맥주 한 잔 할래? 하고 물었습니다. 취미도 성격도 귀여운 외모도 마음에 들었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좋다고 대답했고 당일에 우리는 간단하게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책에 관한 이야기, 서점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서로에 관한 간단한 이야기들. 둘 다 술을 잘하지 못해 얼마 지나지 않아 취했지만 나름 재밌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누나가 빤히 바라봐서 왜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누나가 배시시 웃더니 제게 입을 맞췄습니다. 술기운 탓인지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버스가 오기까지 3분이라는 시간이 왜 그렇게 짧아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버스가 오자 누나는 인사를 하고 버스를 탔습니다.


내일은 서점에 간 지 일주일이 되는 날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서점에 방문해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맞을까요? 누나에게 저의 마음을 전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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