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둘째 날, 마트 탐방
아침에 일어나니 하얀 커튼 뒤로 나뭇잎이 살랑이고 있었다.
이층 침대에서 내려다본 창 밖 풍경은 오늘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내가 정말로 여행을 시작했구나!'
빠르게 준비하고 나갈 필요는 없었다. 여유로운 여행을 작정했기 때문이다. 대충 옷을 입고 어제 못 푼 짐들을 사물함에 넣었다.
부엌으로 나가니 모든 손님을 위한 홍차티백과 프렛즐이 보기 좋게 놓여있었다.
저 프레즐은 숙소에 머무는 4일 동안 훌륭한 요깃거리가 됐다.
맛있다!
꽤 오랫동안 꿈지럭대다가 3시쯤 숙소밖으로 나왔다. 나오는 길에 테라스에 앉아있는 레이니우스를 마주쳤다.
"오늘은 어딜 가니?"
"아직 모르겠어요. 추천해 주세요!"
."음 저 안에 지도가 있어!"
따라 들어오라는 시늉을 하셨다.
레이니우스가 카운터 주변에서 지도를 꺼내왔다.
지도의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추천해 주는데 호스텔 사장님이 가까이 와서 가볼 만한 곳을 더 설명해 주셨다.
"캔 아이겟잇?"
무료이면 가져가고 싶었지만,
레이니우스가 사장님에게 통역을 하니, 돈을 내야 한다는 눈치였다.
내가 입 삐죽한 모양을 하니 레니우스가 실눈을 뜨며 새 지도를 집어와서는 넣어둬~넣어둬~ 하는 표정을 지었다.
사장님은 못 이기는 척 넘어가주었다.
고맙습니다~!!
발길 닿는 대로 걸어가다 보니 클레버하우스에 도착했다.
잠깐 둘러보고 점심거리만 사고 저녁에 다시 와서 장을 봐야지 싶었....... 지만 역시나 헤어 나오지 못하고 오랜 시간 구경해 버렸다.
치즈는 왜 이렇게 종류가 많고 고기는 왜 이렇게 큰 건지~ 낯선 식재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복숭아, 스미따나, 요플레, 빵 두덩이, 샌드위치를 샀는데 한국돈으로 4000원이 나왔다.
러시아 물가는 정말 말이 안 돼!!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