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영잉 Jul 10. 2024

리옹에서 산 나팔바지

프랑스에서 이정도는 입어줘야지!

1. 오늘 청바지를 하나 사야겠어!


part-dieu(쇼핑몰)에 들러 청바지를 하나 샀다.

정확히 말하면 나팔바지다.

배낭여행을 떠나온 지 정확히 111일이 되는 날이다.

11월의 끝자락에 놓인 지금, 더 이상 무릎 찢어진 청바지로는 유럽의 매서운 바람을 이길 수 없다.


이 바지 저 바지를 뒤적인 끝에 마음에 쏙 드는 바지를 찾았다.

유림이가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


"너 잘 생각해 봐. 이거 한국 가서 입을 것 같아?"


"상관없어, 이거 입고 배낭 메면 진짜 멋질 것 같아"

유림이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암, 프랑스에서 산 바지라면 이 정돈 되어야지.


2. 유림 투어


“오늘은 진짜 맛있는 빵을 먹으러 가는 날이야! “

유림이가 자신 있게 말했다.


트램을 타고 ‘진짜 맛있는 빵’를 만나러 가는 길,

유림이가 계획한 리옹의 관광명소를 구석구석 여행했다.

https://maps.app.goo.gl/R1Z3GF8NWNdgxLT6A?g_st=com.google.maps.preview.copy

only lyon!!



버스 안에서 유림이가 물었다.

“이번 배낭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뭐야?”


단연 폴란드에서 먹은 피스타치오 젤라또가 가장 맛있었다고 대답했다.

유림이는 도전장을 내밀듯 조용히 리옹 어느 골목의 젤라또 가게로 나를 인도했다.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얼려놓은 듯한 진한 크림과 바삭한 와플콘까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폴란드 피스타치오 젤라또가 아직도 내 마음속 일등이다.)



3. 프랄린 프랄린 프랄린!


 피스타치오 젤라또를 들고 비탈길을 따라 좁은 골목을 오르는데, 달콤 고소한 냄새가 코에 닿았다. 오른편 보이는 북적이는 빵집이 하나.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이곳은 유림 pick 리옹 넘버원 프랄린빵 맛집이었다. 좁은 매장은 손님으로 붐비는 관계로, 나는 얌전히 피스타치오 젤라또를 두 손에 들고 유림이를 기다렸다.


잠시 뒤, 붉은 프랄린이 밑면에 가득 눌어붙어있는 프랄린 브리오슈와 페스츄리 스틱을 양손에 든 유림이가 나타났다.


*틈새 먹깨비 상식*

핑크 프랄린은 견과류에 결정화된 붉은 설탕을 코팅한 달콤한 리옹의 대표적인 간식이다. 그만큼 리옹에서는 어느 빵집에 들어가던 이 핑크 프랄린이 들어간 빵을 볼 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 대부분의 빵집에서 단팥빵을 볼 수 있듯)


우리나라의 단팥빵이 팥소의 당도와 빵과의 비율이 알맞을 때 최상의 맛이 나듯, 프랄린 빵도 마찬가지이다. 설탕 코팅의 당도와 아몬드의 크기, 빵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입 안에 들어온 프랄린 알갱이의 개수에 따라 맛과 감흥이 다르다. 즉, 다 같은 프랄린 빵이 아니라는 것!



‘그저 붉게 물들인 설탕을 넣은 것뿐인데 특별할 게 있을까?‘


빵을 입에 넣자마자 콧구멍이 커지고 우움~ 감탄사가 나왔다. 유림이는 뿌듯한 얼굴로 프랄린 페스츄리를 왕 물었다.


바삭 달콤한 프랄린 알갱이와 따뜻하고 부드러운 번이 어우러져 태어나서 먹어보지 못한 맛을 냈다. 여행 중 먹은 빵 중에 제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20개쯤 사서 한국에 얼려가고 싶다.”


세상에나,



*only lyon

* 피스타치오 젤라또 맛집

https://maps.app.goo.gl/LB4nZ13uoE3CBNoS7?g_st=com.google.maps.preview.copy

* 프랄린빵집

https://maps.app.goo.gl/qvKVqRjfQRqM7VLk7?g_st=com.google.maps.preview.copy


매거진의 이전글 리옹에서 만난 행복의 감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