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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은 Jun 22. 2022

이름 모를 새


시끄러운 전철 안

아무도 모르게

울고 있는

작은 새를 보았습니다.


창문 밖엔 비가 내리고

이름 모를 새의 눈에

내리는 비가 비치는 것인지

비가 흐르는 것인지


시끄러운 소음 속

작은 울음에

소리 없는

위로를 보내봅니다.


다 잘 될 거야.






막차가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친구들과 소중한 시간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날따라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어있는 울적한 기분을 지울 수 없는 귀갓길이었다. 덜컹거리는 지하철 안 울렁이는 속 붙잡고 천천히 집으로 향하는 도중 이름 모를 여자의 눈물이 나의 앞에 있었다.

전철 문 앞에서 검은색 유리창에 얼굴을 묻어 놓고 서럽게 울고 있었다. 어떤 아픔이 그녀를 울리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이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아 자책감에 우는 것일 수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저렇게까지 서럽게 우는 사람은 처음 본 지라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계속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니 그 아픔이 그대로 나에게 돌아와 심장을 관통하는 것 같았다.

왜 우는지 나에게 계속 말하는 것 같았다.


창 밖으로는 비가 내렸다.

왜 눈물과 비는 항상 같이하는 것일까.

비가 눈물을 부르는 것일까.

그녀의 눈물은 내가 지하철을 내리기 전까지 멈추지 않았다.

돌아서며 작은 위로를 보낸다.


다 잘 될 거야

하나는 말해줄 수 있어

슬픔 뒤엔 행복이 가득할 거라고

지금 슬픈 만큼

뒤에 올 행복은 더욱더 클 거라고

잃는 것이 힘들겠지만

그 자리에 분명 다른 것들이

너를 채워 줄 거라고


너에게 꽉 붙어버린 것을

떼어낼 때에 살이 찢어지며 아프겠지만

다른 것이 덮어질 때에 포근함은

네가 느낀 고통의 크기만큼 달콤할 거야.


하나의 해가 저물었을 뿐이야

적당히 울고

이제

내일 뜰 해를 기대하며

한 숨 푹 자면 그만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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