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따라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어있는 울적한 기분을 지울 수 없는 귀갓길이었다. 덜컹거리는 지하철 안 울렁이는 속 붙잡고 천천히 집으로 향하는 도중 이름 모를 여자의 눈물이 나의 앞에 있었다.
전철 문 앞에서 검은색 유리창에 얼굴을 묻어 놓고 서럽게 울고 있었다. 어떤 아픔이 그녀를 울리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이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아 자책감에 우는 것일 수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저렇게까지 서럽게 우는 사람은 처음 본 지라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계속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니 그 아픔이 그대로 나에게 돌아와 심장을 관통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