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코칭은 내부가 아닌 ‘경계’에서 개입한다

외부 신호에 반응하는 조직의 조건

by 더디맨

많은 리더들은 팀코칭을 ‘분위기를 풀고’, ‘갈등을 해소하는’ 내부 개입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체계론적 팀코칭은 전혀 다른 접근을 한다. 문제의 중심이 아니라, 경계에서 개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말하는 ‘경계’란 팀과 외부 사이, 다시 말해 고객, 상위조직, 다른 부서, 이해관계자들과 팀을 연결하는 접점을 말한다. 이 경계가 막히면, 팀은 외부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고 내부의 문제에 매몰된다. 그러면 갈등은 곪고, 회의는 반복되고, 성과는 정체된다.

코칭은 내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체계론적 팀코칭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갈등을 중재'하거나 '팀 내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팀원들이 스스로 ‘경계’를 인식하고, 그 경계에서 어떤 흐름이 막히고 있는지를 감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내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더라도, 외부와의 연결이 회복되면 내부의 정렬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예를 들어보자.
한 팀이 특정 프로젝트를 놓고 심한 이견을 겪고 있다고 하자. 이 상황에서 코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 프로젝트가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요?”

“이 결정이 타 부서에 미치는 파장은 무엇일까요?”

“상위 리더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까요?”


이 질문들은 팀이 빠져 있던 내부의 루프에서 시선을 확장시키고, 경계 바깥의 ‘의미’와 ‘반응’을 고려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체계론적 개입의 방식이다.


코치의 영역, 퍼실리테이터의 영역


먼저 자원 활용과 기법의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겠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컨설턴트는 특정 분야에 대한 매우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다. 즉, 본인의 자원을 활용하여 고객에게 도움을 주며, 주로 자문, 설명, 조언 등 답변(Answering) 방식을 사용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트레이너와 멘토도 비슷한 영역이다.


반면, 코치나 퍼실리테이터는 반대의 영역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고객(Coachee)이 스스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주로 하며, 이 때 사용하는 기법은 경청과 질문이다. 단지 퍼실리테이션은 코칭과는 달리 1:1 방식으로 적용될 수는 없으며, 팀을 구성하는 다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과 *연성도구(Soft Tools)뿐만 아니라 **경성도구(Hard Tools)도 다양하게 사용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과 조직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팀코칭에 있어서는 코치의 영역과 퍼실리테이터의 영역을 넘나드는 역할이 기대된다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팀코치는 퍼실리테이터이기도 해야 한다.


개입의 힘은 ‘중심’이 아니라 ‘경계’에 있다


팀 내부의 관계는 수없이 복잡하고 얽혀 있다. 때론 그 중심에 직접 들어가는 것보다, 바깥에서 조용히 경계를 건드리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것이 체계론적 팀코칭의 핵심이자, 내부 구성원이 아닌 ‘외부 코치’가 효과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내부자는 관계의 역학에서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외부 코치는 관계적 거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계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고, 그 접점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짐으로써 팀 전체에 파장을 일으킨다.


연결된 조직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어떤 팀은 변화의 신호를 빠르게 감지하고 유연하게 반응한다. 반면 어떤 팀은 아무리 외부 환경이 요동쳐도 요지부동이다. 두 팀의 차이는 단순히 민첩성이나 리더십 역량의 차원이 아니다. 바로 경계 감도(sensitivity at boundary)의 차이, 그리고 외부를 바라보는 ‘조직 마인드셋’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흐름조직 vs. 막힘조직


경계에서 들어오는 신호는 늘 있다. 고객의 불만, 협력사의 피드백, 상위 리더의 변화, 시장의 흐름 등.
이 신호를 듣고,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무시하거나 방어하는 조직도 있다. 이 차이를 우리는 ‘흐름조직’과 ‘막힘조직’으로 나눌 수 있다.

흐름조직은 외부 피드백을 “내부를 조율하는 자극”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막힘조직은 외부의 말을 “내부를 뒤 흔드는 위협”으로 여긴다.

이 차이는 곧 경계 감도와 연결되고, 결국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가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다.

우리는 ‘외부자’와 함께 작동하는 시스템인가?


진짜 성숙한 조직은 외부자를 타자로 보지 않는다. 고객, 상위조직, 이해관계자, 파트너 등과 함께 시스템을 구성하는 존재로 인식한다. 이런 조직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일상적으로 던진다:

“이 결정은 고객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우리가 만든 결과는 타 부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프로젝트는 조직 전체 시스템 안에서 어떤 흐름을 만들어내는가?”

이 질문들은 외부 신호를 받아들이는 ‘경계 감도’를 높이고, 조직이 보다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이도록 만든다. 많은 문제가 내부에서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문제 자체가 내부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변화는 외부에서 시작되고, 그 신호에 반응할 수 있을 때 조직은 진화한다.


이 문제는 팀 안에서 해결될 수 없다


이 인식은 체계론적 접근의 출발점이자, 조직이 새로운 흐름을 회복할 수 있는 첫 단추다.


예를 들면, 코치와 고객의 시스템에서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시스템은 코칭 관계로 연결되어 있으며 개인 고객의 상황 또는 문제에 코치가 개입함으로써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이와 연결과 또 하나의 시스템은 수퍼비전 시스템으로서 코치와 수퍼바이저로 구성된다. 수퍼바이저는 코치와 고객을 둘러싸고 있는 보다 넓은 맥락을 이해하고 수퍼비젼을 실행함으로써 고객에 대한 코치의 활동을 돕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코칭 수퍼비전의 일곱 눈 모델’이다.

The seven-eyed model od supervision (Hawkins, 1985; Hawkins & Smith, 2006)


이 ‘코칭 수퍼비전의 일곱 눈 모델’을 고객과 고객의 이해관계자의 영역으로 적용해 보자. 자기 성찰이 충분히 이루어진 코치는 보다 넓은 맥락에서의 활동과 개입을 통해 고객이 고객의 이해관계자와의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이 때, 코치는 맥락적 질문(Context-bounded)을 사용해야 한다. 공간, 시간, 사건, 장면을 아주 구체적으로 행위 단위로 접근하며, 맥락 속에서 행위를 질문해야 한다. 고객의 정체성이나 신념이 변할 때, 행동이 바뀐다. 정답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 해답을 만들고 행동하도록 돕는 코칭적 개입이 필요하다.



팀코칭에서의 기본 태도


일곱 개 눈 모델의 확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코치의 기본 태도가 중요하다. 너무도 지당한 말이지만 그것은 존중과 ‘모름의 자세’다. 진정한 호기심을 근간으로 한 선입견 없는 질문자의 자세다. 알고 있으면서도 많은 코치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외부의 전문코치가 아닌 내부의 양성된 코치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내부 시스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때때로 효과적인 코칭을 방해한다.


테라피스트(Therapist)의 어원을 보면 ‘노예처럼 섬기는 사람’에서 유래되었다. 고객을 섬기는 자세란 바로 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10만 원을 받았다면, 10만 원어치의 서비스를 다 하라”는 것이다. 코치의 시간과 열정과 관심과 심지어 무의식까지도 고객과 고객의 이해관계자의 일과 생활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답은 코치가 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 스스로 만들도록 해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코치의 ‘질문’이다. 좋은 질문은 고객의 자기인식(Self-awareness)을 이끌어 낸다.


맥락적(Context-bounded) 질문 사례

우선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Needs(욕구)와 Interest(관심)을 구분해야 한다. Position(입장) - Interest(관심) –Needs(욕구)의 세 가지 층위를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하며, 모든 요구는 현실과 어떻게 조율될 수 있는가의 관점에서 현실과의 Matching(조화)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Position (입장) :

-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요구나 주장의 형태

예) “회의 시간은 오후로 해야 합니다”

Interest (관심) :

- 입장을 가지게 된 구체적 이유와 배경

예) “아침엔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줘야 해서요”

Needs (욕구) :

- 그 이면에 있는 근본적 동기, 가치, 정체성

예) 가족에 대한 책임감, 일과 삶의 균형 욕구


코칭을 도입한 기업 조직에서 보면 관리자가 일정 주기에 따라 성과코칭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겉으로 표출된 내용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자칫 갈등과 오해로 불거지는 사례가 되기도 한다. 흔히 사람들은 타인보다 자기 자신에게 훨씬 관대하며 해석 방식에 이중성을 보이곤 한다.


자기 행동에 대해서는 ‘상황론적 해석’을 적용하여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어”라고 복잡한 맥락과 정황을 고려하지만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타인의 행동에는 ‘정체성(본질론적) 해석’을 적용하여 “쟤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하는 식으로 단순화된 평가로 규정해버린다.


‘내로남불’이라고 하지 않는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에 대한 선택적 해석 편향은 갈등의 왜곡을 심화시키는 대표적인 심리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팀코칭에 있어서 코치의 질문은 매우 중요 해진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Interest (관심)보다 더 깊은 차원의 Needs (욕구)를 탐색해야 한다.


Needs를 찾기 위한 질문 사례 :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시나요?”

“그 일을 통해 어떤 느낌을 얻고 싶으신 가요?”

“그 상황에서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 연성도구(Soft Tools) : SWOT, Brainstorming, Logic tree 등의 해결기법을 말함.

**경성도구(Hard Tools) : 플립차트, 마커펜, Sticky Note 등의 회의용 도구들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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