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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디맨 Dec 24. 2018

조이 (스포)

성공을 꿈꾸진 않았다. 포기하지 않았을 뿐....

화려한 캐스팅이 끌렸던 영화.


일단 리얼리티는 인정할 만 한데

비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닌 듯 하다.

영화 조이 메인 포스터

왕자없는 신데렐라 이야기라면

좀 더 드라마틱하게 그릴 수도 있었겠지만

 감독은 거의 영화 중반까지

주인공 조이(제니퍼 로렌스 분)의

지지리 복도 없는 주변인물과 일상을 묘사하는 데에 치중한다.


마치 관객들로 하여금

그 '지겨움'을 피부로 느끼게 하려는

의도였다는 듯 말이다.

온갖 군식구들 부양에 투잡도 모자라는 조이

이렇게 진부하고, 정제되지도 않고,

 소란스럽기까지 한 '막장드라마'는

장시간 그려댄 반면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은

 내러티브를 배제한 빠른 터치로

담백하게 한 연출이 독특해 보였다.

TV 드라마에만 빠져 사는 무능력한 엄마

그러나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류의

 통속적인 교훈이라면

정말이지 매력없는 영화라고

결론지을 수 밖에 없으리라.

어린 두 자녀 양육인들 제대로 될리가 없다
조이의 결혼식에서도 막말과 저주를 퍼붓는 아빠

자신의 결혼식에서조차

막말을 서슴치않는 바람둥이 아빠(로버트 드니로 분)와

오직 TV에만 빠진 채 현실도피 하는 엄마,

이혼한 전남편 토니, 악의적인 험담꾼 이복언니,

 그리고 오롯이 양육을 책임져야 할

자신의 철부지 두 아이.....

조이의 성공을 기대하는 군식구들... 그러나...

조이의 주변에는 정말 일생에 도움 안되는 인간들뿐이다.

더구나 그녀가 우등생에다 손재주도 좋고,

부지런하며, 매사에 열정적이고 심성까지 좋다면

'개 같은 내 인생'이란 말이

절로 나올 법하지 않은가?


유일한 응원자이자 위로였던 할머니마저 죽고나니

인생은 더욱 꼬여간다.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김없는 실패와 좌절이 연이어지며

결국 파산에 사기까지 당하지만

불굴의 여인, 조이는

우여곡절 끝에 성공한 CEO가 된다.

동역자 닐이 나타나지만, 여전히 녹록치 않은 현실

그러나 만약 그녀가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면

어떤 결론을 내려야할까?

영화의 한 대사처럼

'쓸데없는 생각으로 가득 차' 주제넘은 짓만 하는

인생의 낙오자쯤으로 치부해야만 하는 것일까?

결국 특허를 뺏기고 돈까지 잃는 조이

영화의 마지막,

성공한 여성 CEO 조이는

힘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그녀는 그 동안 인생의 걸림돌이었던

아빠와 그 애인, 엄마, 이복언니와 전남편 토니까지 보살핀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성공한 자의 여유와 아량에 기인한 것이 아님을

나레이션을 통해 언급한다.

닐 워커 역시 호의를 베푸는데는 한계가 있다

얼마 전 읽었던 에드워드 데시 교수의 책의 한 구절

"인생의 목적은 행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는 말이 떠오른다.


고통은 어쩌면 필연적이며 필수적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많은 캐릭터들은 악이며,

주인공 조이는 선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영화 곳곳에서 그 '걸림돌'같은 인간들의

 '도움'과 영향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할머니 미미나 멋진 동역자 닐워커(브레들리 쿠퍼 분)도

얼마든지 악역이 될 수 있었을 가능성을

나는 보았다.

스스로를 믿고 담판을 지으러 가는 조이

결국 내 주위의 모든 이들은 선과 악의 대상이 아니라

단지 나와는 조금 다른 유형의 동류일 뿐이며

그 역동 속에서 나의 삶이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참기 힘든 그 고통과 슬픔이

조이를 정화시켰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질적인 성공은 부산물일 뿐이다.

'성공'을 꿈꾸진 않았다. 단지, 포기하지 않았을 뿐...
그녀가 '잃지 않으려' 했던 것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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