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들기도 전에 겨울이 왔다.

by 하퍼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밥을 먹고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작년 겨울에는 왜 그렇게 버너를 사용한 요리들을 많이 먹었을까. 나에게는 이 궁금증이 늘 가슴 한켠에 있었다. 오늘 밥을 먹다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나는 거실의 큰 창문을 열고 밥을 먹는 걸 좋아한다. 조금 추워도 순환되는 공기의 흐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겨울은 내가 견딜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춥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작년과 올해 초에 왜 그렇게 식사시간에 버너를 애용했는지. 바로 추위 때문이었다. 나는 입안이 데일만큼 뜨거운 국물을 좋아하는데 겨울에는 창문을 열고 국을 먹었다가는 금방 식어버린 국을 먹게 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오늘처럼. 기온이 급격하게 하강해서 실내에서는 가벼운 외투를 걸치기 시작했고, 마련해놓은 식사는 금방 식어버렸다. 아, 그래서 지난겨울 내가 그렇게 버너에 집착했었구나. 돌이켜보면 겨울 식사에는 늘 버너가 함께였었다.


밥 먹다 말고 이 글을 쓰느라,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이 내 국을 또 식게 만들었다. 이제 정말 버너를 꺼낼 때가 된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남아있는 온기마저 다 식어버리기 전에 마저 밥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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