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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멘토 Sep 27. 2022

선생님 저 오늘 너~무 행복해요!!


학교 식생활 수업에서 가끔 요리 실습을 한다. 

학기초부터 요리 체험을 하면 다음번 식생활 수업을 아이들이 너무너무 기대하기 때문에 

학기 초 요리 활동은 자중하고 요즘처럼 가을로 접어들면 요리 활동을 하기엔 아주 적기다. 


오늘은 1-2학년 학생들과 함께 동물 모양 쿠키 만들기를 했다.

우와 ~ 평소 무표정에 넘나 내성적이라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답은 한마디 않고

아주 기분 좋으면 슬며시 미소만 지어 주던 아이가 오늘은 기분이 업되어서 

선생님 선생님 하고 쫄쫄 따라 다니며 요구 사항을 아주 적극적으로 이야기 한다.

원래 이렇게 말을 잘 했어? 그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던 표정과 성격을 발견했다.


말로 표현하는게 서툴러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수차례 연습을 해야

간단한 대화가 가능했던 아이도 오늘은 "이거할래" 하면서 신통하고 자발적인 목소리를 낸다.

행동이 조금 느린 친구는 행여 뒤쳐저 다른 아이들과 속도를 못마출까봐 

"선생님 저 좀 도와 주세요. 저 좀 도와주세요"라고 연신 말한다.


그만큼 모두가 적극 참여하고 좋아하는 쿠키 만들기.


한 여학생은 "선생님 저 오늘 너~무 행복해요"라고 방긋 방긋 웃으며

본인이 만든 예쁜 쿠키를 보니 기분이 좋아 죽겠단다.


혼잡하고 정신 없지만 아이들이 웃는걸 보며 덩달아 기분이 좋다.





쿠키 만들기 재료

1인당 도마1개, 쿠키반죽 1개, 초코펜 1개, 쿠키커터는 2-3명이 함께 사용한다. 


아이들이 열심히 쿠키를 만든다. 초코펜을 활용해서 꾸미기

다 만든 쿠키는 오븐팬으로 

잘 구워진 쿠키

예쁘게 1개씩 포장



쿠키를 오븐에 굽기전에

본인이 만든 쿠키는 본인이 꼭 기억해야 한다며 

오븐에 놓은 자리 위치까지 꼭꼭 기억하라고 했지만 

굽다보니 뚱뚱한건 덜익고 넘 얇은건 타고... 

조리사님들이 1차로 구운 오븐에서 꺼내 덜익은 쿠키는 위치를 재배치 해서 굽는다.

아뿔싸. 자리가 다 뒤틀려 버린데다 완성품을 보니 다 비슷비슷 ~ 클났네. 완전 헷깔리겠다.

자기꺼 없어졌다고 우는 아이들 생기면 안되는데...


한시간 후 쉬는 시간에 우당탕 아이들이 쿠키를 찾으러 왔다.

구워진 쿠키를 보고 우와 또 다시 환호!! 


내꺼 어딨지? 아 여기있다!!

근데 이게 내꺼 맞나? 아니... 아닌가? 맞나...?? 

선생님 이거 제꺼 맞아요? 

나도 모름. 본임도 모름...ㅋㅋ 



선생님 저는 7개 만들었는데 5개밖에 못 찾았어요. 

아무래도 다른애가 제껄 가져갔나봐요.

어쩌니? 아무래도 7개 다 찾는건 불가능 할 것 같다...

괜찮아요. 5개만 있어도 괜찮아요. 헤헤 ...

( 다행다행 ㅋㅋ, 없어졌다고 울고 불면 대체 상품도 없고 골치 아픈데 쏘~쿨해서 너무 다행이다.) 


다른 친구들의 쿠키도 감상하고 ~ 



교실에 가서 책상위에 다 펼쳐놓고 자기가 만든게 맞는지 다시 확인해봐

선생님이 담엔 헷깔리지 않게 번호대로 줄 세워서 구워줄게. 

오늘은 어쩔 수 없당.  



쿠키랑 같이 만들어본 페스츄리 파이



틀에 찍은 토끼 쿠키도 예쁘지만 내맘대로 빚은 쿠키들 예쁘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토끼 쿠키는 거부한다.

본인만의 창작물을 좋아하며 똥모양 쿠키는 단골로 등장한다.

쿠키마다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음

 


넘 예쁘게 잘 만들었다. 우리가 만든 쿠키 교무실 선생님들한테 가서 팔까?

싫어요. 안팔아요!! 세상에 하나뿐인건데 못 팔아요.



그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자. 좋지? 좋아요!!



근데 얘들아 ~ 좋아하는 사람한테 선물하기로 했는데 왜 다 가버렸니...?

나한테는 아무도 안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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