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와 음식 이야기
긴 시간 외국에서 지내는데 걱정되는 게 없냐고 물어보면 내 대답은 하나였다.
'먹는거요..!'
보통 여행 가면 한식당보단 현지식을 선호했지만 그토록 긴 시간을 나는 한식 없이 버틸 자신이 없었다.
첫 해외여행을 가서 먹었던 컵라면이 준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영국에서 산다면 반드시 당신이 요리해야 하는 이유.
첫째, 외식 물가가 굉장히 비싸다.
보통 우리나라의 두 배라고 생각하면 된다. 간단한 메뉴도 평균 3-4만원 정도다.
둘째, 근데 마트 물가는 꽤 저렴하다.
나는 과일 러버인데 3파운드(약 5천원 돈) 내로 한번 정도 먹을 양은 거의 살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날씨와 더불어 음식은 영국하면 꼭 덧붙여지는 오명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의견은 분분하다.
'영국에서 가장 맛있는 건 영국 가정식이야. 그러니 맛집을 찾을 수 없지.'
'영국 음식이란 게 뭔데? 피쉬앤칩스? 영국에서 먹을 수 있으면 영국 음식이라 생각해.'
'영국은 기후 조건 때문에 옛날부터 음식이 맛있기 힘든 환경이었어. 하지만 다 옛날 얘기지. 런던에 얼마나 맛집이 많은데.'
꽤 새로운 시각도 있었다.
영국 친구에 의하면 한국 사람은 '음식'을 굉장히 중시해서 영국인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집착 수준으로 보일 때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각자 시킨 요리를 각자 먹는 것이 아니라 항상 쉐어하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 식문화만 봐도 그렇다고 한다.
듣고 보니 수긍이 간다.
많은 조리 과정이 수반되고 양념이 생명인 한식만 보다 대충 삶은 감자나 익힌 야채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걸 보면 이 사람들은 식사할 때 맛 보다는 한끼 배 채우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가보다 싶을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 디저트가 아닌 음식에도 설탕을 꽤 많이 넣는 한국 요리에 비하면 영국음식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디저트에는 아낌없이 당을 투여하는지 내 입맛엔 쓰도록 단 디저트들이 꽤 있더라..
하지만 전반적으로 영국에서 맛본 디저트나 베이커리류는 놀랍게도 한국에서 그리 군것질을 즐겨 하지 않던 나를 바꿀 정도로 참 맛있었다.
결과적으로 영국 음식 그렇게 맛없진 않다.
그치만 맛있는 집밥을 해줄 사람도 없고 매 끼니를 꽤 괜찮은 식당에서 해결할 재력을 겸비하지 않았다면..
명심하라,
당신의 캐리어를 옷보단 먹을 것으로 꽉꽉 채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