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이쁜 가을이다
이번 가을은 유난히 예뻤던 계절로 기억된다. 무겁지 않은 차림새로 색색이 물든 화사한 빛깔의 풍경들을 자주 즐겼었다. 코로나 때문에 약속들은 잡지 못했지만 높지 않은 동산 같은 언덕이 회사 뒤에 있어 점심을 먹은 후, 간단히 산책하면서도 즐겼고, 주말이면 남편과 동네를 돌며 약간 찹찹한 공기와 함께 한적한 거리를 마음껏 걸었다.
상반기에 가지 못한 휴가를 하반기에 쓰는 탓에 내가 사는 곳뿐 아니라 동쪽의, 남쪽의, 서쪽의 가을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해외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지만, 외국과 비교했을 때 충분히 승산 있는 우리나라의 경치를 보며 매일, 매 순간 감탄을 자아내며 다녔다. 나뿐 아니라 국내에서 휴가를 보냈던 많은 지인들이, 인스타의 댓글들이 ‘그래 맞아, 우리나라도 참 예쁜 곳들이 많아’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동네에 살면 오히려 외지인보다 그 동네를 잘 모른다는 말처럼, 가까이 있기에 소홀해진 것도 우리나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대주의에 쩌든 나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분법적인 사상으로 해외 것만 좋다기 보단, 그냥 좋은 것에 있어선 해외이건 국내이건 지역에 기준을 두지 않은 유연함을 좀 더 갖춰야겠다.
이젠 설산의 풍경이 기다려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