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줄도 알고, 내려놓을 줄도 아는 것이 지혜임을
꽃보다 누나의 윤여정 선생님이 나와서 이런말을 한적이 있다.
"내가 알았으면 이렇게 안 하지...
60이 되어도 인생을 몰라요.
내가 처음살아보는 거잖아, 나 67살이 처음이야.
누구나 처음 태어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
그래서 아쉬울 수밖에 없고 아플 수밖에 없고 계획을 할 수가 없어"
내 인생은 왜 이럴까. 라는 생각으로 깊은 상실감에 빠져있을때 우연히 보게 된 클립 영상이었다. 사실 '꽃보다 누나'를 매 회 시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말들이 지금 나에게 동아줄이 되어 내려왔다. 회사에서는 인사평가 기간이라 굉장히 예민한 이슈들로 인해 의욕상실을 자아내게 했고, 불편해진 동료사이로 인해 회사에 있는 시간들이 즐겁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자꾸자꾸 삐져나오는 쓸데없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지난 밤잠을 설치게 만들기도 했다.
곰곰히 나를 들여다봤을때, 남보다 인정을 못받았다는 자멸감이 나를 압도했던 것 같다. 어떤 팀장을 만나느냐도 중요하고, 어떤 동료들을 만나느냐도 중요하고. 다양한 변수들속에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게 없다고 생각했을때 찾아오는 상실감이 무겁게 나를 짖눌렀다. '나는 더 잘할 수있는데' 라며 메인 무대에 서고 싶었고 독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전성기를 누리면 당연히 내려올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것이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농익고 있는 것이라고 애써 위로 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옹졸한 모습도 싫었고,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도 싫었다. 그래서 생각을 거듭할 수록 미움의 대상이 타인에게서 나에게로 전이됐었다.
그런 나에게 윤여정 선생님의 인터뷰 대화는 나에게 넌지시 던져주는 말 같았다. 괜찮다는 말보다, 나를 높여주는 달콤한 위로보다 그냥 덤덤히 있는 사실을 받아들이라는 말이 참으로 따뜻했다. 그러고 보니, 몇개월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났을 때, 이게 정말 심각한 일이었나 라는 생각에 어이없는 헛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상냥한 사람이 되자.
포기할줄도 알고, 내려놓을 줄도 아는 것이 지혜임을
- 나에게 건네는 감정고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