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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u Mar 27. 2017

#25.가장 사랑하는 여인에게 또 모진말을 해버렸다

시드니 달링하버, 말괄량이 숙녀아이를 보며 어느나라건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휴, 엄마 내 그 검정 긴 치마 어딨어?!"

"응? 그거 엄마도 못봤는데?"

"아니 여기 있었었는데, 엄마가 모르면 누가알아?!"


옷을 패대기치며 나오지도 않을 공간까지 괜히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못난맘에 내 머리도 내 마음도 온통 난장판이 되었다.

뒤돌아 나오자마자 이렇게 바로 후회하게 될껄 알면서, 

나는 또 그랬다.


사실 이정도 나이 먹었으면 혼자 알아서 하는게 맞는데,

난 아직도 세살배기 어린아이처럼 모든걸 다 안챙겨주냐고 칭얼대고 화를 낸다.

이제 기억력도 점점 희미해지고 자꾸 깜빡하신다는걸 알면서도...

어쩌면 내가 엄마를 챙겨야하는 나이인지도 모르는데...

나는 또, 그랬다.


이젠 '엄마'라는 단어에도 붉어지는 눈시울과 흘러내리는 눈물을 숨길수도 없지만,

나는 여전히 멍청이 같은 짓을 

가장 사랑하는 여인에게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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