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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u Jun 28. 2017

#32.설희가 이별을 통보했다


"니가 내 손 놓은거야.
니가 잠깐 내 손 놓고가도, 난 언제까지나 가만히 제자리에 있을줄 알았겠지만
이제 안그러고싶어. 
난 너한테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후회도 없어,
후회는 니 몫이야."



요즘 빠져있는 드라마. '쌈 마이웨이'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환상을 그려내는 드라마.

어제 방영분를 보며 친구들도 많이 울었다며 설희의 슬픈 감정에 모두들 동화되어 한바탕 주만이 욕을 했다.

어찌 그럴 수 있냐.  설희 어떡하냐 라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저렇게 착하디 착한 주만이의 흔들리는 감정들이 슬프게도 나는 이해가 된다.


지극히 현실적이라고들 하지만, 나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무뎌질 수 있는 감정으로인해 새로운 자극제의 등장이 사실 뿌리치긴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주만이는 자신의 의사를 표명했고, 해결해보려 했지만 그의 착한 심성이, 주변 상황이 그를 많이 힘들게 했을 것이다.

사실 네이트 판이나 돌아다니는 각  회사들의 지저분하고 더러운 불륜, 성희롱 등의 이야기에 비하면 정말 약하지 않은가.


그래도 강단있는 설희의 행동에 난 감동했다.

그녀에게 세상이었던 주만이에게 이별을 통보한 그 용기가 참으로 놀라웠고, 좋았다.

살면서 저 일보다 더 한 일들도 많지만 우린 쉽사리 저렇게 당당한 이별통보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요새 대부분의 이별통보는 단순한 카톡 메시지니까.




주만인요, 정말 날 좋아했어요. 
지금 주만이가 예진씨한테 느끼는 애매한 설렘정도가 아니라
정말 미치게, 정말 미치게 날 좋아했어요.
내가 예진씨처럼 철없이 예뻤던 순간들,
우리가 뜨거웠던 순간들. 주만인 다 기억해요. 
예진씨가 주만씨 만난다면요,
그 기억들이 예진씨를 끝까지 괴롭히길 바랄께요



지고 지순한 그녀가 오랜만에 속시원하게 이야기를 했다.

6년이라는 시간, 무뎌질 수 있는 시간에 새롭게 등장한 젊고 상큼한 여자아이.

어제 대사 중에 잤던 안잤던 중요하지 않다는 말. 그건 똑같은 거라고 말하던 그녀의 절절한 가슴통증이 전달되는 것 같아 많이도 울었다. 


그래도 드라마니까, 그래도 우린 해피엔딩을 원하니까.

6년이라는 세월이, 그 무엇보다 사랑했던 기억들이

잠시의 흔들거림에도 굳건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줬음 좋겠다.

그리고 그런 사랑들이 존재하길 바란다. 


카르페디엠, 욜로. 이런 트렌드로 현재에 충실해야지, 지금 감정에 올인해야지 라는 간단한 생각보단,

책임감이 동반된 자유를 누렸으면 좋겠다. 

사랑은 책임감이 수반되어야하며, 노력이 동반되어야한다. 

단순한, 그때그때의 감정으로 행동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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