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uDu Aug 25. 2017

#45. 눈을 감고 있기엔 너무 예쁘잖아

그대로 느끼는 마음




일때문에 대전에 갈 일이 생겼다.

집문을 열자마자 퍼붓는 빗방울에 신발이 온통 젖어  마치 족욕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발이 습했다.

젖어버린 옷, 눅눅해진 가방, 가만히 있어도 뿔고 있는 듯한 발,

바람마저 눅눅하게 불어와 삐져나온 머리카락도 얼굴에 한 카락씩 붙었다.


"휴..."


내리는 빗방울에 입꼬리까지 축 쳐졌다.

원래 타려고 했던 기차는 3분 차이로 놓쳐버렸다.

우울한 기분을 달래보려 커피라도 한잔 주문하여 앉아있다가 그만 우산을 놓고 기차를 타버렸다.

왜이렇게 꼬이는 걸까.


우울한 내 기분을 풀어주고 싶어서일까.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읽느랴 책을 펴놓은채 한참을 있었다.

언제 비왔냐는 듯 햇빛은 온힘을 다해 푸르른 녹빛에 조명을 쐈고,

푸른 바다같은 하늘 새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뭉실뭉실한 구름이 펼쳐져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 연신 셔터를 눌러대며 사진을 찍었다.


생각해보면 그랬다.

기분나쁜 일이 있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어느새 미소지며 깔깔거리고 있었다.

어쩌면 어두운 마음으로 드리워진 그림자가

마음을 다 덮지 않기위해 무의식중에 자꾸만 햇빛이 드는 푸릇한 곳으로 이동시켰는지 모른다.

마음도, 몸처럼 적당한 햇빛으로 양분을 주고 가꿔줘야만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어찌보면 쉽다.

예쁜 걸 에쁘게 볼 수 있는 마음.


그 마음 하나로 우린 금방

행복해질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44. 그녀는 진지했지만 나는 가벼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