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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u Sep 26. 2018

[NY]뉴욕여행의 절반이 넘어섰다


뉴욕여행의 절반이 넘어섰다. 집에 가는 날이 가까워지면서 모든 순간들이 더 아깝고, 더 귀해졌다.

마음같아서는 새벽부터 일어나 구경다니고 싶었지만, 사실 볼거리도 정해진 시간이 있기에. 더군다나 컨티션 조절 잘못하면 큰일나는 나이?기에. 


늦지않은 시간에 일어나 나갈채비를 했다. 주말이여서 그런지 뉴욕의 거리도 더 붐볐다. 

오늘 일정은 크게 보자면 관광객 모드의 오전시간을 보낸 후, 오후에 보고싶었던 이곤이네 집에 방문하는 것이었다. 이곤이는 태어난지 일년이 조금 넘은 남자 아기. 그이가 뉴욕에서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온 형네 부부의 아이로, 그 생김새가 정말 인형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인스타로 제일 먼저 만났는데, 나도 모르게 그 모습이 아른거려 하루에 몇번이고 인스타그램을 들어가 이곤이의 사진을 엿보곤 했다. 



[여행자들의 집합소, 뉴욕 센트럴 스테이션]

유니언 파크로 가기 전, 뉴욕 중앙역을 들렸다. 그 높이가 23미터가 된다고 하는데, 정말 어마어마 한 높이에 천장이 제일 인상깊었던 첫 장면인거 같다. 골드빛 빛들이 곳곳을 매우고, 따스히 들어오는 햇빛 또한 이 공간의 고혹적인 깊이감을 한층 더 증폭시켰다. 왠지 금빛하면 더 고급스럽고 간지나는 느낌이랄까. 


중앙에 자리잡은 인포메이션 부스와 그 위에 앙증맞게 자리잡은 시계탑도 고전적인 미를 더했다. 기차표를 사려는 사람들 혹은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이 이 공간안에 있었는데 그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사실 이런 역사에 오면 각자 어떤 목적지로 어떤 일들을 향해 가는지 물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어느 누군가도 이런 내가 궁금하기도 하겠지.


역사안에 게양된 미국국기가 더없이 커보였던 순간. 세계 최대 강대국이라는 이미 습득된 정보 때문인지 더 미국이라는 나라가 크게 느껴졌다. 교통의 중심지이니만큼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보였고, 그 안에서 웨딩 사진을 찍는 커플도 보였다. 역 자체가 너무 예뻐서 그런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모습에 나 또한 눈이 붓지 않고 상태가 괜찮았다면 사진 하나를 남기고 싶은 공간이었다. 


슬금슬금 걸어서 유니언 파크로 향하던 중, 기가 막히게 하는 커피집이 있다하여 일단 그곳을 먼저 들리기로 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고려해서인지, 그가 뉴욕에 있을 때 맛있다고 느끼는 커피집을 많이 데려가려고 했다. 



[STUMPTOWN, 오 마이 라떼!]

가게는 호텔로 들어가는 입구 옆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었는데,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뭔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커피숍이었다. 주로 테이크아웃하는 사람들이 많아 공간은 작아도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 거렸는데, 그래서 그런지 종업원도 많았다. 그 종업원 중에 동양인이 있었는데 괜시리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중국인지 한국인지 일본인지 가늠은 할 수 없었다. 


그는 에스프레소, 나는 빈속이니까 아침대용 라떼!

큭!!, 완라!! 깔끔하게 비웠다. 



[유니언 스퀘어의 명소,  COFFEE SHOP]

늦은 아침이자 점심을 먹으러 유니언 스퀘어로 갔다. 외관으로만 봐도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COFFEE SHOP. 이름도 참 심플. 안에 바 테이블은 물결무늬로 되어있어 그 물결을 따라 앉는 구조로 되있고, 창가쪽에는 테이블 석으로 되어있다.


우린 바 테이블에 앉았는데, 한 물결마다 담당하는 웨이트리스트들이 있었다. 오래된 가게 중에 손꼽히는 곳이라고 하는데, 안에 인테리어나 가구들만 봐도 느낄 수 있었다. 요새 빈티지가 유행이라고 하는데 뭔가 아날로그 감성이 짙게 밴 공간 같았다.



여러가지 메뉴를 보다가 샌드위치 하나와 햄버거 종류 하나를 시켰는데, 사실 엄청난 치즈들로 인해 햄버거는 반 이상도 먹지 못했다. 한입 베이먹는 순간, 와! 살찌는 맛이다!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던 맛!

치즈를 엄청 좋아하지는 않는 터라 줄기차게 감자튀김을 케찹에 찍어먹었다.



지나가다 본 맥솔레이 올드 에일 하우스라는 맥주집인데, 간판에 써있는대로 1854년부터 영업한 곳이라고 한다. 지난밤 슬쩍 들어가봤는데 꾸덕꾸덕 붙여있던 옛시대의 기록들이 세월을 머금은채 붙어있었고, 테이블부터 일하시는 분들까지 비록 맥주를 먹어보진 못했지만, 그 맛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참으로 정통있는 가게였다. 다음에 올땐 꼭 들려보기로 약속하며...!



[가장 아름다웠던 장소, STRAND BOOK STORE]


가보고 싶은 손꼽히는 곳중에 하나가 바로 STRAND BOOK!

나는 서점에 가면 괜시리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적어내는 수만가지의 세상이 모여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곳에 가면 조금이나마 간접적으로 그들의 세계에 놀러가는 듯한 느낌에 항상 새롭고 흥미로운 곳이다. 어느 나라에 가든지 서점은 가보려고 노력하는데 뉴욕에는 딱 이 스트랜드 북스토어를 가보고 싶었다. 이 곳은 중고서점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 오래된 역사와 세월깊은 책들이 함께 뭍어나서 그런지 서점 외관부터 느낌이 너무 좋았다. 


시그니쳐 컬러가 레드인지 벽면부터, 책을 안내하는 간판, 책을 담는 바구니, 로고까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째한 레드가 아닌 채도 낮은 컬러의 레드빛깔이 서점의 활기를 더했다. 


여러 책들을 보던 중, 우리는 사진집이 모여있는 코너로 갔다. 그를 만나 후로부터는 각국의 서점에서 외국 사진책들을 사고 있는데, 아무래도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것도 있고 가격적인 면에서도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사진집마다 작가의 색깔이 뭍어나서 그런지 굉장히 자극적인 사진집도 있었고, 와 어떻게하면 이렇게 찍을 수 있지 하며 내 마음을 자극하는 사진집도 꽤 많았다. 우린 각자 한권씩 마음에 드는 사진집을 골라 1층 계산대로 내려갔다. 가는 길목길목에 스트랜드 북스토어 굿즈들이 많이 팔았는데, 나도 모르게 스트랜드 로고가 박힌 적당한 크기에 에코백을 하나 구매하고 말았다. 



뉴욕에는 멈추는 신호가 손바닥 모양인데, 사실 잘 지키지는 않는 것 같다.


곳곳에 멋쟁이들이 즐비하다. 


리틀 이탈리아를 걷다 우연히 발견한 카메라 샵. 너무 갖고싶은게 많았다.


카메라에 대한 사전정보도 너무 없었고, 현재 가지고 있는 카메라도 아직 3년도 지나지 않은 신형?이라면 신형이기에 지름신을 과감히 무찌르고 구경만 실컷 하다가 나왔다.



[콜럼버스 서클 & 링컨센터]

오후에 그는 미팅이 잡혀 있었다. 아무래도 그는 일때문에 이곳을 왔고, 나는 놀러왔기에 그의 스케쥴을 맞출 수밖에 없었따. 콜롬버스 서클이라는 곳인데 이곳에는 쇼핑부터 먹거리까지 너무 잘 갖춰져있어서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했다.


그가 미팅하는 동안 나는 근처에 링컨 센터를 구경했다. 무대예술부터 공연예술을 하는 종합예술센터인데, 어마어마한 돈이 투자된 곳이라 그런지 규모부터 남달랐다. 왠만하면 외관만 구경하려 했는데, 화장실이 급한 바람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링컨센터 외부에는 소소한 마켓이 들어서 장신구부터 그릇, 옷가지 등을 팔았는데, 괜시리 더 정감이 갔다.



공연 하나가 마쳤나보다. 수많은 인파들이 쏟아져나왔는데, 어떤 공연을 봤는지 궁금하기 보다는 나오는 다양한 사람들에 눈길이 갔다. 놀라웠던건, 나이드신 분들이 한 반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나름 머리를 손질하고 과하지 않은 메이크업을 하며 신경을 안쓴 듯하지만 쓴 고급미 넘치는 모습들이 부유한 환경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나도 저렇게 늙어가야지 하는 바람도 함께.


노부부들도 많이 눈에 띄었는데, 불편할 수도 있는 구두와 정장, 스커트 등을 입고 걸음을 한 것을 보면, 장소에 맞는 옷들을 잘 차려입는 것도 하나의 예의고 더 좋아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화에 청바지를 즐겨입으며 너무 편안하게 회사를 다니는 내모습이 겹쳐지며 자극이 되었던 순간이다.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그 자극이 언제까지,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


젊은이들부터 나이드신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공연을 즐긴다는건 참 보기에도 즐거운 모습이다.

모여있는 어린 나이대의 친구들을 보니, 문득 어떤 공연이였길래 전 연령대를 아우를까 하는 호기심이 그제서야 들었다.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한번쯤 이곳에서 공연을 봐도 좋을 것 같았다. 



[귀여운 미니미, 이곤이를 만나다]

그의 미팅이 끝나고 우린 이곤이가 있는 브루클린으로 향했다. (이곤이는 그가 친하게 지낸 형의 아들로, 내가 봤던 아기중에 1등으로 귀여운 아기다) 더 낯선 곳이라서 어색한 풍경들에 긴장도 되었지만, 이곤이를 보는 순간 연예인을 만난 것마냥 너무 신기하고 즐거웠다. 사진으로 봤을때보다 더 작은 모습에 더 인형같이 보였는데, 생글생글 웃을때마다 심장폭행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우리가 온다고 오전부터 음식을 해놨을 이곤아빠와 대희의 모습에 너무 감사하고 감사한 순간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음식양에 다 먹진 못했지만, 진짜 요새 남자들도 요리를 잘하구나를 새삼 또 느꼈다.



짧디 짧은 이곤이와의 만남을 뒤로 하고, 대희라는 그의 친구가 숙소까지 데려다 준다고 했다. 대희는 가는 길에 야경이 멋지게 보이는 곳에 멈춰서 우리 둘의 사진도 찍어줬는데, 닭살돋는 우리의 애정담긴 행각에 얼른 여자친구 만들어야겠다는 질투섞인 불평을 토해내기도 했다. 그래도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서 그런지 기분 좋게만 들렸다. 


뉴욕여행의 절반이 넘은, 정확히 말하면 하루만 남은 일정이 되고야 말았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훅 지나갔나 싶지만, 아직은 아쉬움보단 즐거움으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만들어야 했기에 후다닥 씻고 늦은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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