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7.의 일기
2022.3.7. 월
기억하고 싶은 오늘. 이서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무언가 ‘큰 것’에 대해 설명했다. 손을 가슴에 모았다가, 양 옆으로, 위 아래로 벌리며 하루 종일 행복한 얼굴로 아무도 못 알아듣는데도 실망하지 않고 말했다. 활짝 웃으며 달려와 신나게 옹알이를 하고 달려가 장난감 랩탑에 뭔가를 타닥타닥 쓰고, 장난감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응응 대답하고는 또다시 춤추듯이 온몸을 쓰며 뭔가를 설명했다. ‘정말? 대단하다. 엄청 크구나’ 하고 호응하면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이고 팔을 더 크게 벌렸다.
이서는 늘 종알종알 자기만의 말을 많이 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얼른 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오늘 저렇게 행복하게 땨띠땨띠 아꿍다꿍 수다 떠는 걸 보고 있자니 말하기 시작하면 이 날이 얼마나 그리울까 잠시 감상에 젖어 이서의 말을 들었다. 귀여워서 바라본건데 들어줘 고맙다는 건지 말이 끝나면 와서 나를 안아주고 머리를 만져줬다. 아기는 왜 이렇게 행복한지. 너무 소중하다 이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