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이 감동이라면 얼마나 기쁠까

002. 내 하늘을 찍어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다.

by 공글

내 하늘을 찍어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다


우리는 비슷하지만 다양한 이미지를 보며 살아간다. 오전 8시의 출근길만 하더라도 내 앞에 버스가 지나가는 그 짧은 순간, 많은 말풍선이 사람들 머리 위로 떠오르고 셔터 소리들이 들린다. 어떤 이는 출근하기까지 시간이 충분해서 정류장에 앉아 버스가 지나가는 모습을 노래를 들으며 그냥 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며, 어떤 이는 붉은 버스를 기다리며 속히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것이다. 하나의 장면 속에 수 많은 보이지 않는 말풍선들이 떠오르고 있다. 그들은 동일한 이미지 속에 다양한 사진을 찍게 될 것이고 좋았거나 혹은 흐릿했거나 심지어 나쁜 기억으로 자신들의 앨범을 채워 나가게 된다. 하나의 사건, 물체 혹은 현상이더라도 이것을 보는 사람마다 가지는 생각이나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다양하다. 각자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비도덕적이지 않는 이상 정답이 없으며 개인이 가진 경험과 그 경험을 토대로 형성된 가치관으로 만들어진 나름의 고유한 의미를 가진다. 나는 다른 여러 형식의 글들 중에서도 위와 같은 이유로 시를 좋아했다.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그저 짧은 단어 혹은 문장, 몇 마디의 말을 보고 사람들은 그 말 속에서 다양한 말풍선을 수 없이 만들어내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다채로운 사진을 찍는다.

사람마다 고유한 배경과 특별한 경험으로 이뤄진 하늘과 별을 마음에 품고 있고 나는 그 별을 보고 싶었다. 어떤 별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을 것이며, 어떤 별은 꼬리 달린 혜성 마냥 어딘가를 향하여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나쁜 별은 없다. 그의 생각은 어떠했을까? 내가 생각하지 못한, 미처 알지 못한 우주의 한 구석을 넓혀주는 느낌은 새롭고도 좋았다. 별은 별을 만나 더 커진다. 우주는 우주를 만나 더 큰 우주를 만든다. 그래서 우주다. 나의 우주가 전부인 줄 알았던 콜럼버스가 새로운 세계를 갈구하며 신대륙을 발견할 때 그 넓어지는 지평의 감정은 무한한 감동이었을 것이다. 당신이 만들어 온 우주는 어떤 느낌일까? 그 넓은 우주 속 어떤 별들이 반짝이고 있으며 어떤 어둠을 간직하고 있을까? 나의 우주를 보여주는 만큼 당신의 우주를 보고 싶다.


내 하늘을 찍어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대의 하늘에는 어떤

별들이 담겨 있을까?


별이 많은 밤

든든한 나무에 기대어

동쪽과 서쪽, 남쪽과 북쪽

서로 다가오는 은하수에

우주는 펼쳐진다.


당신의 우주에

나를 초대해주길

기쁜 마음으로

노래하며 춤추고

반짝이는 두 눈으로

그대의 우주가 오는 길을

예비하며 밝힐 테니


그렇게 또 한 번

내 뼈가 만들어지고

살점이 불어나고

두 눈이 생겨나고

우주가 창조되는 이 밤

별들은 반짝인다.


은하수는 오늘밤도

우주를 채우며 영영히 흐른다.




MEMO: 개인적으로 끄적이는 목적의 가장 기본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우주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가을 즘,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별을 보러 산(언덕)에 올라간 적이 있었습니다. 자갈 밭 위에 핸드폰을 설치하고 나무에 잠시 기대어 하늘을 봤습니다. 도시에서는 안 보이던 수 많은 별들, 다른 사람들 몇 몇 과 사진을 함께 찍었는데 나온 결과물들은 제 각각이었습니다. 잘 찍은 사람들은 그 기법들을 알려주고 나아가 예전 경험들도 함께 알려줬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그의 눈은 점점 밝은 별처럼 빛 났고 그 속에서 내가 알지 못하던 또 하나의 우주를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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