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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듀이 Apr 24. 2021

4년만에 신문 구독 개시, 저녁이 풍요롭다.

다시 보는 종이신문

별안간 신문을 다시 구독했다. 예전에는 아무 감흥이 없었다. 외워야했고, 의견을 달아야했고, 거지같이 쓴 문장 혹은 탁월한 칼럼을 보며 몇 번의 표정을 바꾸는 정도. 그럼에도 기계적으로 신문 가판대 앞에 잠시 시선을 주는 날이면 아, 습관이 무섭다! 애정이 무섭다! 싶었다.

스마트폰이 나오고서도 한참 구독하던 신문은 취업과 동시에 해지했다. 언론사별로 기사를 볼 수 있게 됐고 (정확히 말하면 이슈를 잘 정리하는 사람, 매체가 늘었고) 아침마다 지하철에서 읽는 것도 힘에 부쳤다. 그리고 4년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지난주에 별안간 구독을 다시 해야겠다 마음 먹고 구독정보를 남겼다. 아무것도 입력되지 않은채 오로지 출력만 해야 하는 삶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매일 일하고 밥먹고 쳇바퀴같은 일상에서 뭐가 달라졌냐면! 현관 앞에 놓인 신문을 킵해두었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본다. 코로나19와 같은 시급한 정보는 이미 포털에 한가득이니 아침부터 볼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한 면 가득 눈에 차는 활자와 정보의 범위가 넓어지는 느낌, 또 예상치 않았던 시각들과 마주하며 알아간다는 어쩌면 허상일지 모를 뿌듯함은 저녁의 성질과 맞을지 모른다. 밥 먹고 디저트에 차까지 마신 그래서 노곤해지는 맛이랄까!

심지어 토요일 아침에 번뜩 눈을 뜨는 직장인에게는 기획으로 가득찬 신문이 참사랑이다. 18,000원으로 활자가 그득한 뭔가를 받는다는게 이리 좋을 수 있을까. 부디 나의 신문 생활이 꾸준히 지속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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