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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Mar 21. 2024

디지털 혁신 프레임워크 개발

디지털 혁신-05

개념적 프레임워크/모델논리적 모델물리적 모델

   ‘프레임워크(framework)’는 어떤 문제나 대상을 이해하기 위한 사고의 틀을 의미한다. 공학/자연과학에서 공리(公理)나 정리(定理)에 입각해서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한 수식(algorithm)을 만들고 데이터를 넣어서 답을 구하는 것처럼, 사회과학에서는 통상 개념적(conceptual) 프레임워크(또는 모델)를 설정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된다. 예를 들면, 기업 전략 수립 컨설팅은 통상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Threat) 프레임워크에 입각해서 외부 환경의 기회와 위협, 그것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역량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IT 개발자에게 ‘프레임워크’란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NET)’이나 구글의 ‘텐서플로우(Tensorflow)’처럼 개발하려는 시스템의 골격과 공통 컴포넌트를 제공하는 개념적 & 논리적 모델을 가리킨다. 어떤 문제를 풀고자 할 때 검증된 공리/정리를 활용할 수 있으면 시간/노력을 줄일 수 있는 것처럼,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면 소위 ‘맨땅에 헤딩하는 식’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아쉬운 것은 국내 교육/연구에서는 외국에 비하면 프레임워크를 개발-활용하는 작업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점이다. 프레임워크 개발과 모델링은 단순-반복적인 제조나 코딩과 달리 창의성과 고수준의 지식/경험이 필요한 작업이다. 코앞에 닥친 미래는 ‘주어진 문제를 잘 푸는 fast-follower’보다 ‘문제를 만들거나 정의하는(create or define) first-mover’를 필요로 한다. 


   어떤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의 의미와 본질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 개념적 프레임워크 설정논리적 모델 정의물리적 모델 설계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경우에도 DX가 뭘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했다면 DX 실행 과정에서 재창조할(reinvent) 개체(예: 디지털 제품/서비스, 디지털 조직문화)와 그들 간의 관계를 식별해서 개념적 프레임워크부터 설정해야 한다. 다음, 추상적 개념 상태인 각 개체를 구체적 실물로 만들기 위한 논리적 모델인 구성도/구조도를 정의한다. 예를 들면, 아날로그 제품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 칩을 심고 다른 제품/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통신 기능을 붙인다는 발상이 논리적 모델이다. 실제 반도체 칩과 통신 기능, 그것들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등의 규격을 기술한 설계도가 물리적 모델이다. 

  

DX 프레임워크의 의미와 기대효과

   DX 프레임워크는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채택-활용하여 운영과 프로세스경영 성과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여정의 탐색을 돕는 지침이나 로드맵’이다(Mac, 2023). 이것은 한 마디로, DX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전에 목적지와 경로, 마일스톤 등을 설정한 개략 계획이라 할 수 있다. DX 프레임워크는, 다른 개념적 프레임워크처럼, 논의 대상 주제나 시스템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개념적 프레임워크 모델링 도구인 자크만(Zachman) 프레임워크는 복잡성과 변동성이 높은 시스템을 표현, 관리하기 위한 효과적 도구이다. 이 프레임워크는 하나의 시스템을 몇 개의 관점(views)-예: 최고경영자, 부문 책임자, 시스템 분석가, 설계자, 개발자, 운영자 등-과 6개의 초점(focus)-예: 5W 1H-으로 나눈다. 이해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서로 다른 관점/초점을 연결, 통합하고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게 된다. DX 프레임워크는 경영진이나 실무자가 여러 가지 DX 프로젝트를 계획-실행할 때 마주하게 될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 기준을 제공한다. 


   DX 프레임워크는 DX 추진에 앞서 반드시 준비해야 할 도구이다. 맥킨지는 DX 프로젝트의 70% 정도가 실패한다는 것을 밝혔다. 액센추어에 의하면 22% 정도 기업만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Verster(2024)는 DX 추진 성공요인으로 기민성(agility), 신뢰, 고객지향, 혁신 등을 꼽았다. ‘기민성’은 ‘목표 설정, 개발 및 적용, 성공/실패 판단’ 사이클을 반복함으로써 성공에 이르도록 하는 제도와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신뢰’는 이해관계자 간 이해와 소통-공감, 성공 경험 축적 등에서 비롯된다. ‘고객지향’은 기업이 아닌 고객 입장에서 성과를 측정, 관리하는 것이고 ‘혁신’은 새롭거나 개선된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다. 한편, Shein(2022)은 DX가 실패하는 요인으로 명확한 비전 없이 임기응변으로 추진하는 것, 고객 참여나 고객에 대한 고려를 빠뜨리는 것, (직원과 파트너, 소비자 등이 받게 될) 문화적 충격을 고려하지 않는 것, 장기적 투자/노력을 않는 것, 경영진의 지원과 현업부서의 참여가 부족한 것 등을 꼽았다. DX 프레임워크는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실패할 가능성을 줄여주는 일종의 체크리스트 역할을 한다


여러 가지 DX 프레임워크 소개

   학계와 기업의 연구자/전문가들이 DX의 의미를 다양하게 정의했듯이 잘 알려진 컨설팅 기업과 대학, 전문 커뮤니티 등이 제시한 수십 개의 DX 프레임워크가 존재한다. 사회과학 분야의 프레임워크는 공학/자연과학의 알고리즘이나 프로그램처럼 정교하게 개발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하나의 문제에 대해 저마다 ‘최고’를 주장하는 여러 가지 모형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상적(ideal) 프레임워크는 한편으로는 모델링 대상 개체의 다양한 속성과 동작을 충분히 커버하는 완전성(completeness), 다른 한편으로는 프레임워크의 구성 자체가 논리적으로 무리가 없는 건전성(soundness)을 가진 것이 바람직하다. 거기에 외부 환경이나 내부 여건 변화를 쉽게 반영할 수 있는 유연성(flexibility)이 추가된다면 최고의 프레임워크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제시된 DX 프레임워크는 완전성, 건전성, 유연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DX 전략 수립 또는 DX 추진 전/후의 수준 평가에 초점을 둔 것, 모든 산업(cross-industry) 또는 특정 산업(예: 제조업)이나 특정 업무 영역(예: 마케팅)을 대상으로 한 것, DX 추진 절차 또는 DX 프레임워크 개발 절차를 강조하는 것 등 다양한 프레임워크가 있다. Safadi(2021)는 Bumann & Peter(2019)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DX 프레임워크의 장/단점, 적용 방법, 산업별 적합도, 기업활동 영역별 적합도 등을 평가하였다. Safadi(2021)와 Mac(2023)에 의하면 Open-ROADS 커뮤니티, 딜로이트 & TMForum, Jace An(책의 저자), BCG, Cognizant, 맥킨지, 가트너, MIT, Capgemini, IBM 등이 제시한 프레임워크가 활용도나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DX 리더는 수많은 프레임워크 중에서 동종 산업 내 성공사례가 있거나 경영진이 중시하는 혁신 영역(예: 가치/상품/운영/역량/유통)과 전략-전술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선정, 활용해야 한다. 


DX 프레임워크구성요소

   대부분의 DX 프레임워크는 기본적으로 DX 추진을 위해 고려해야 할 개념적 구성요소들을 포함한다. Bumann & Peter(2019)는 18개의 DX 프레임워크에서 26개 즉, 전략조직문화가치사슬/생태계운영기술혁신제품고객리더십거버넌스사람(능력/기량), 프로세스협업전환 관리클라우드/데이터디지털 환경통찰모니터링 통제디지털 사업 개발디지털 마케팅, (조직)구조, (기업/고객)가치업무/작업사용자 관계(상호작용) 등의 구성요소를 찾아냈다. Safadi(2021)는 그것을 수정, 보완해서 30개의 구성요소를 도출했다. 그중 새롭거나 유의할 만한 것으로 비즈니스 (모델설계기회 식별/포착제약조건 관리서비스 통합관리기민성(agility) 관리디지털 자산관리지속가능성 등이 있다. DX 프레임워크는 결국, 이들 구성요소를 성공적으로 디지털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또는 체크리스트인 것이다. 


   MIT & Capgemini는 일찍이 DX 구성요소를 디지털 리더십(: 거버넌스, 성과관리, 디지털 문화), 디지털 빌딩블록(: 고객경험운영방식비즈니스 모델), 디지털 역량(: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분석-종합-전달 능력) 등 3개 그룹으로 나누었다. 맥킨지는 DX 프레임워크에 포함할 6개의 빌딩블록으로 ① 전략과 혁신: 실험을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 ② 고객 여정: 고객이 전체 여정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기준(예: 기능/성능, 가격, 편의성)과 방법(예: 구매, 임차, 구독), ③ 프로세스 자동화, ④ 조직 (기민성, 유연성, 협업), ⑤ 기술, ⑥ 데이터/애널리틱스 등을 꼽았다. Cognizant는 고객경험조직 (프로세스, 워크플로우, 문화), 운영방식제품/서비스 등을 DX의 구성요소로 선정하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DX 프레임워크가 전략, 조직/생태계, 기업 문화, 기술, 고객(경험, 참여), 사람/직원, 거버넌스(리더십, 관리/제도), 프로세스 등을 포함하고 있다. 


   DX 프레임워크에 어떤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중요하게 다룰 것인가는 디지털 리더가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디지털 리더는 자사에 맞는 DX 프레임워크를 직접 개발하거나 기존 프레임워크를 수정, 보완, 맞춤화해서 활용해야 한다. 예시를 위해 필자는 아래와 같은 구성요소를 선정하였다. 이는 MIT & Capgemini가 분류한 3가지 카테고리를 ‘리더십’은 디지털화 추진 주체(‘who’), ‘빌딩블록’은 디지털화 대상(‘what’), ‘역량’은 디지털화 실행 방법/도구(‘how’)로 재정의한 것이다. 리더십에 ‘생태계 구축-운영’을 넣은 것은 디지털 비즈니스에서는 기업 내부 역량뿐만 아니라 외부 역량을 연결,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 디지털 리더십 (‘Who’): 전략, 성과관리, 거버넌스(: 리더십, 조직구조, 절차/제도), 생태계 구축-운영

  ▪ 디지털화 대상 (‘What’): 제품/서비스/솔루션, 조달-생산-유통 프로세스, 고객경험, 생산방식, 유통방식(마케팅, 판매/영업, 물류, 고객지원), 비즈니스 모델(BM)

  ▪ 디지털 역량 (‘How’): 인적 역량(: 직원/파트너), 물적 역량(예: 장비/설비, 공간), 지적 자산(예: 데이터/지식, IP), 조직문화(예: 도전/실패용인, 협력), 기술. 


DX 프레임워크, DX 추진 절차

   DX 프레임워크의 정적(靜的 static) 측면은 위에서 소개한 구성요소이고 동적(動的 dynamic) 측면은 DX 추진 절차가 된다. DX 구성요소에 대한 다양한 모이 존재하는 것처럼 DX 추진 절차도 여러 가지 모형이 등장했다. 예를 들면, 가트너는 디지털 마인드와 공감대 조성, 디지털 리더 선임, 핵심 추진조직(COE: Center of Excellence) 설치, DX 전략 수립, 역량 개발, 사업 개발 式의 수순을 제시하였다. IBM은 알맞은 플랫폼 선택(: 자체 개발 또는 도입), 데이터 레포지토리 구축(: 데이터 수집/작성으로부터 저장, 관리, 활용 준비), 혁신 대상 설계(: 혁신 범위, 속도, 유연성 등 고려), 지능적 워크플로우 설계(: 인간 작업자 보조 또는 대체), 기민성 확보(: 업무 방식과 문화 대상), 직원 리(re)/업(up)-스킬링 및 권한 부여, (사이버) 보안 강화 등의 프로세스를 제시하였다. BCG는 단기 계획은 최단 시간 내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중기계획은 유형 요소(예: 제품/서비스, 고객경험 등 기술 적용)의 전환을, 장기계획은 무형 요소(예: 조직 문화)의 전환을 추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Cognizant는 성장에 대한 비전을 갖고 목표 시나리오를 설정하며, 크게 생각하되(think big) 작게 시작하고(start small) 빠르게 확장해 가는(scale fast) 접근방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가트너와 IBM의 프로세스는 기업 여건에 따라 선택 또는 조정할 여지가 있는 수순이지만, BCG와 Cognizant의 지침은 반론의 여지가 없는 일종의 ‘골든 룰(Golden Rule, 황금률)’에 해당한다. 어느 기업이든 단기간 내에 성과를 보일 수 있는 프로젝트부터 시작해야 하며, 계획에는 ‘큰 그림’을 담지만, 실행은 명확한 목표를 하나하나 돌파하는 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맥킨지는 체계적인 DX 추진 절차로 4D 즉, Discover, Design, Deliver, De-risking 등을 제안하였다. ‘Discover’는 외부 환경과 내부 여건 분석을 통해 DX를 통해 얻을 기회 또는 위협을 식별하는 단계이다. ‘Design’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나 고객경험을 설계하고 신속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생존 가능한 최소(기능) 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을 만들어서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는 단계이다. ‘Deliver’는 입증된 가치제안을 파트너를 통해 생산-전파하고 생태계를 구축-운영하는 단계이다. ‘De-risking’은 혁신이 지속될 수 있도록 위험요인(예: 변화 과정에서 경영진/실무자의 탈진, 재원 부족)을 제거하고 재투자하는 단계이다. 


   위의 여러 가지 프레임워크를 참조해서 필자는 아래와 같은 이해, 계획, 실행, 평가 등 4단계의 DX 추진 절차를 제안한다. 

 1) 이해 (Understand)  

   1.1) 외부 환경 및 내부 여건 분석, 기회/위험 식별 

   1.2) DX 비전 설정: 필요성, 예상 시나리오, 기대 효과 등

 2) 계획 (Plan or Design)

   2.1) DX 조직 구성: CDO, CoE, 거버넌스 설계

   2.2) 전략 수립: 단계별 목표와 로드맵, 접근방안

   2.3) 프로젝트 계획 작성: 자원 배분 및 팀 셋업

 3) 실행 (Execute)

   3.1) 프로젝트별 실행, 진도 및 산출물 관리

   3.2) 이해관계자 소통/상호작용, 관리

 4) 평가 (Evaluate)

   4.1) 성과 측정 및 평가

   4.2) 목표/전략/계획 등 변경(‘pivoting’) 또는 조정 // 


<참고문헌>

∙ Bumann, Jimmy & Peter, Marc K.(2019), “Action Fields of DX, A Review and Comparative Analysis of DX Maturity Models and Frameworks” in ‘Digitalization and Other Forms of Innovation in Management’ edited by Arie Hans Verkuil, Knut Hinkelmann, and Marc Aeschbacher.

∙ Mac, Mark(2023), “Digital Transformation Framework: Top 5 Successful Models”, Tigren.com 홈페이지, Dec 19. 

∙ Safadi, Ayman El(2021), “Part-2: The Top 5 Digital Transformation Frameworks- 2021 Independent Review”, LinkedIn 홈페이지, May 19. 

∙ Shein, Esher(2022), “2022년에도 디지털 전환 이니셔티브가 실패하는 8가지 이유”, CIO, Nov. 26. 

∙ Sreenidhe, S.P.(2022), “Digital Transformation Framework-A Guide For 2024”, zluri.com 홈페이지, October 12. 

∙ Verster, Peter(2024), "혁신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핵심 AI 원칙 4가지", CIO, Feb.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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