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 전략은 일반적으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AS-IS 분석, TO-BE 설계, 이행방안 설계, 개선방안 모색 등의 과정을 거쳐 수립된다. ‘AS-IS 분석’은 디지털 혁신 성숙도/준비도 평가모형을 활용해서 목표 대비 부족한 영역을 식별하는 작업이다. ‘TO-BE 설계’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새로이 개발할 시스템의 구조와 특성 등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이행방안 설계’는 실제로는 AS-IS로부터 TO-BE에 이르는 디지털화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작업이다. 전략 수립 방법론은 각 단계와 프로세스, 활동 등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원리, 기법, 도구 등의 집합이다.
<표 1>은 필자가 2022년에 만든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전략 수립 방법론’을 요약한 것으로 디지털 혁신 전략 수립에도 준용할 수 있다. 다만, S3는 상위 수준인 기업혁신에 초점을 둔 것이므로 디지털 혁신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추후에 소개할 ‘신기술 활용 패턴’을 염두에 둔 프로세스로 대체하면 될 것이다. S4, S5, S6는 ‘TO-BE 설계’를 통해 식별된 디지털화 작업(예: 디지털 제품 개발, 고객경험 개선, 직원/파트너 역량 업그레이드)을 구체적인 실행 프로젝트로 정의하고 이를 관리하는 프로세스가 될 것이다.
<표 1> 기업혁신 전략 수립 프로세스 요약(출처: 김덕현, 2022; p.372)
디지털 혁신 전략 수립 도구
디지털 혁신 전략 자체가 (전사) 기업혁신 전략의 일환이기에 전략 수립 작업도 같은 지원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AS-IS 분석’에는 외부 환경의 기회/위협과 내부 역량의 강점/약점을 분석해서 알맞은 전략을 찾기 위한 SWOT 분석, 학습과 성장, 내부 프로세스, 재무, 고객 등 4가지 영역에서 균형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한 균형성과표(BSC: Balanced Score Card) 등을 활용할 수 있다. ‘SWOT 분석’을 통해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4가지 전략을 도출하게 된다.
∙기회-강점(OS) 전략: 내부 강점을 활용해서 외부 기회를 포착
∙기회-약점(OW) 전략: 내부 약점을 보강해서 외부 기회를 포착
∙위협-강점(TS) 전략: 내부 강점을 활용해서 외부 위협에 대응
∙위협-약점(TW) 전략: 내부 약점을 보강해서 외부 위협에 대응.
‘TO-BE 설계’를 위해서는 디지털 혁신 목표별 정책적 긴요성, 실현 용이성, 소요 비용, 기대효과, 위험성 등을 분석하기 위한 도구가 필요하다. 이는 기술/산업 동향 분석 자료와 전문가나 경영진의 직관적 판단을 활용한다. ‘전환계획 수립’은 혁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발굴, 정의하는 것으로 포트폴리오 분석, 우선순위 설정, 장/단기 로드맵 또는 마일스톤을 포함한 (개략) 일정계획 작성 도구 등을 활용하게 된다. 혁신 목표 또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기술/경제/운영 타당성 검토나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행 시기를 안배할 수도 있다. ‘기술 타당성’은 기술 및 산업 동향 분석, 자체개발 vs. 도입(Make vs. Buy) 분석 등을 실시한다. ‘경제 타당성’은 ROI 분석이나 매출/이익 분석, ‘운영 타당성’은 업무 전환 비용 분석, 사용자/소비자 (예상)만족도 분석 등을 실시한다.
포트폴리오 관리는 디지털 혁신 전략 수립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BCG 매트릭스나 부합성-생존성 모델, BMO 모델 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BCG 매트릭스’는 상품/사업을 시장성장률과 시장점유율을 2개 축으로 해서 Star, Questionable, Cash cow, Dog 등 4가지 포트폴리오로 나누어 관리하는 모델이다.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도 단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Cash cow에 우선 투자하고 장기 성과를 기대하는 Star에 일부 투자하며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해서 성과가 낮은 Dog은 폐기 또는 축소하는 식으로 관리하여야 한다. Tjan(2001)의 ‘부합성-생존성 모델’은 신규 사업을 대상으로 기업 특성과의 부합성(Company Fit)과 신규 사업 자체의 생존성(Project’s viability)을 따져서 투자 여부를 관리하는 도구이다. 2가지 축에 따라 4가지 전략 즉, 투자(: 2가지 모두 high), 재설계(: 부합성만 high), 매각/스핀오프(: 생존성만 high), 철수(: 2가지 모두 low) 등을 결정한다(<그림 1> 참조).
<그림 1> Tjan의 부합성-생존성 모델
‘부합성’은 핵심역량 및 타 사업과의 부합성, 조직구조/문화/가치관과의 부합성, 기술적 구현 용이성 등을, ‘생존성’은 잠재 시장가치, 이익 창출 시기, 소요 인력과 자금 규모 등을 반영한 것이다.
BMO(Bruce Merrifeld-Ohe) 모델은 1978년 미국 펜실바니아大 와튼 스쿨의 메리필드 교수가 개발한 것으로 사업 매력도와 자사 적합도 등 2가지 축에 따라 유망 신사업에 대한 투자 여부와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도구이다. ‘사업 매력도’는 매출이익 가능성, 성장 가능성, 경쟁 상황, 위험분산도, 산업 재편성, 사회적 여건 등을, ‘자사 적합도’는 지금 확보, 마케팅 능력, 생산/제조 능력, 기술력, 고객 확보, 자원 조달 능력, 경영/지원 능력 등을 분석한 결과이다.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 중에서 특히 새로운 제품/서비스/솔루션을 개발, 판매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경우, 위 요소들 중 일부(또는 전부)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 혁신 전략 수립 도구(예)
대부분의 컨설팅 기업은 디지털 혁신 프레임워크, 성숙도 평가모형, 그리고 여러 가지 분석 도구 등을 하나의 방법론으로 개발, 보유하고 있지만, ‘고객’이 아닌 일반인에게는 일부 내용만 공개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 혁신 전략은 수요 기업이 속한 산업이나 내/외부 여건에 따라 활용 자료/데이터와 그 비중이 달라지기 때문에 컨설팅 기업이 가진 표준 방법론 자체도 맞춤화 적용해야 한다. 디지털 리더는 전략 수립 작업 자체를 컨설팅 기업에 위탁하지 않는다면 자사 특성을 반영한 방법론을 자체개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남호주 정부(GSA: Government of South Australia)는 정부/공공기관의 디지털 혁신 전략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글에서 소개한) 성숙도 평가 도구 외에 (디지털) 전략 템플릿, 프로젝트별 우선순위 (산정) 도구, 전략 실행계획 템플릿 등을 하나의 툴킷(toolkit)으로 개발, 보급하였다(GSA, 2015). 이하에서 각 도구의 특징과 활용방법을 간단히 소개할 것이다. GSA는 디지털 전략의 중요성 내지 유용성을 고객의 요구/기대를 반영하고,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며, 이해관계자의 호응(buy-in)을 얻어내고, 혁신에 대한 포부와 기대를 북돋우며, 혁신 추진을 위한 기본원칙을 제공하고, 주요성공요인(CSF: Critical Success Factor)을 식별하며, 디지털 문화를 만들고, 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 전략은, 한 마디로, 혁신이 성공에 이르도록 이끄는 지휘소인 셈이다.
GSA의 ‘전략 템플릿’은 위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디지털 전략에 포함되어야 할 핵심 내용을 포맷과 예제로 제시하고 있다. <표 2>는 GSA가 제시한 ‘디지털 전략’의 포맷에 필자가 예제를 덧붙인 것이다. ‘Why’는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 바꿔 말하자면 디지털화 목적/목표를 기술하는 영역이다. ‘What’은 디지털화 대상을 서술하는 영역으로 제품/서비스, R&D 기획, 상품개발, 고객유통 등 전략적 자산을 대상으로 한다. ‘How’는 디지털화 대상을 실제 개발, 제공하는 기술/관리 측면의 접근방안을 설명하는 영역이다. 특기할 만한 것은 ‘Benefits’에 전략/프로젝트 수행 결과 얻게 될 효익을 개선, 향상, 단축, 절감 등으로 나누어 명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점이다.
<표 2> 남호주 정부 ‘디지털 전략 템플릿’ 양식과 예제
GSA의 ‘우선순위 (산정) 도구’는 엑셀 시트 형태로 각 프로젝트가 여러 가지 선정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Yes or No 또는 High, Medium, Low 등으로 평가, 집계해서 우선순위를 매기는 데 활용한다. 이 도구는 5개 카테고리별로 다음과 같은 선정 기준을 포함하고 있다.
∙정책적 긴요성(Yes or No): 디지털 채널을 통한 신규/재개발 서비스 여부, 범(凡)정부 '디지털 우선' 정책 부합 여부, 부처 디지털 전략 부합 여부, 주(州) 정부 디지털 전략 부합 여부
∙비용(고, 중, 저): 개발 비용 규모, 유지 비용 규모
∙기대효과(고, 중, 저): 고객 기대와 니즈 만족 수준, 조직 생산성 향상 수준, 비용 절감 수준, 정부 경제 정책 기여도
∙실행 용이성(고, 중, 저): 기존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재개발의 복잡성, 필요한 예산/자원 확보 용이성, 직원 역량 향상 용이성, 변화관리 필요성, ICT 및 인프라 가용성, 관련 프로젝트/서비스/협업 등 조절 용이성
∙위험(고, 중, 저): 새로운 서비스가 일상업무 운영에 끼치게 될 부정적 영향, 프로젝트 실패/부진 시 부처나 정부가 받게 될 부정적 평판, 수익 감소 또는 예산 낭비, 경영관리나 조직구조에 미칠 잠재적 손상.
‘디지털 전략 실행계획 템플릿’은 선정된 프로젝트들을 우선순위에 따라 단기/중기/장기 과제로 나누고 각 프로젝트 또는 주요 활동의 착수-종료 시기를 설정하는 개략계획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이상의 도구들은 각 기업이 디지털 혁신 전략을 수립할 때 부분적으로 수정/보완해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GSA(2015), Digital Transformation Toolkit Guide, v.4.2. The Office for Digital Government, Australia.
∙Tjan, Anthony K.(2001), “Finally, a Way to Put Your Internet Portfolio in Order”, Havard Business Review, F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