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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현 Mar 05. 2023

(V5) '인류 미래과제 도전' 전략

15. 전방위(360도) 기업혁신, 가치혁신-05

(V5) ‘인류 미래과제 도전’ 전략

   V5는 기업이 단기 수익 창출보다는 현생/미래 인류와 자연 생태계의 공동 번영을 위한 장기 R&D나 제품/솔루션 개발,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경제-사회 시스템 구현에 도전하는 것이다. 오늘날 인류는 빈곤, 질병, 기아, 환경오염, 기후변화, 자연재해와 인공재난, 식량/에너지/물 등 자원 고갈, 전쟁, 테러, 폭력, 저출산과 고령화, 정치적 불안정, 경제적 불균형, 사회적 불공평, 전통적 가치관/질서 파괴, 사생활 침해, 인간 정체성의 혼란 등 다양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가능성은 매우 낮을지라도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 외계 생명체의 침공, 초지능을 가진 기계의 지배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와 같은 인류의 미래과제를 지금까지는 주로 정부/공공 부문의 연구기관이나 UN을 포함한 국제기구, WEF 같은 비영리단체 등이 문제 자체를 탐구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왔다. 일반기업 입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적고 먼 미래에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일부 글로벌 선도기업이나 스타트업은 기업가 정신, 인류애, 또는 장기 투자 측면에서 그와 같은 과제에 도전하고 있다. 

   V5 전략은 해결 대상 과제의 영향력과 파급효과의 크기에 따라 ‘v51. 의식주 문제 해결’, ‘v52. 질병/재해/재난 극복’, ‘v53. 지속가능 사회 건설’, ‘v54. 신인류의 공동 번영’ 등의 전술로 구분한다. v51은 인류의 생계/생존을 위협하는 식량 및 주택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v52는 인류가 육체/마음/정신 건강을 보장받고 자연재해와 인공재난 속에서도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v53은 지속가능성 목표(예: UN SDG)가 완성된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v54는 AI와 로봇 등 신기술 발전에 따라 등장할 ‘인류 2.0’ 또는 포스트 휴먼(Post Human)이 몸/마음/영혼(body, mind, soul) 측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인류’가 되어 지구 및 우주의 모든 존재와 더불어 번영하는 것이다. 

 

(v51) ‘의식주 문제 해결’ 전술

   v51은 기업이 빈곤이나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기본적인 생계/생존을 위협받는 인류를 구제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솔루션을 찾는 것이다. 인류가 처한 문제 중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으로 식량, 에너지, 식수(Food, Energy, Water ⇨ ‘FEW’) 등 자원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도 50~100년 후가 되면 고갈될 것이기에 사용을 줄이고 시급히 수소에너지, 태양열, 조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4차 산업혁명(4IR)이 확대되고 도시화,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과 불공정은 가속화될 것이다. 2017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약 40%에 이르는 27억 명이 하루 약 2.5달러(약 3천원)로 생활하는 극빈층(BoP: Base of the Pyramid)에 속한다. 도시화는 1950년대에 30% 수준이었던 것이 2014년에 54%가 되었으며 2050년에는 66%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의식주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 중 하나는 인간 생활에 필요한 식량과 의복, 주거에 필요한 재료를 제공하는 농업/축산업/임업 등을 육성하고 그 기반인 농어촌을 부흥/재건하는 것이다. 농업/농촌 혁신은 과거에는 기계화/자동화 위주였던 것이 1990년대 이후 ICT융합, 스마트 팜, 바이오기술(BT)과 나노기술(NT) 융합, 비즈니스 모델 혁신(예: 6차 산업화) 등이 추가되었다. 수십 년 동안 실험실 수준에 머물러 있던 식물공장이나 수직농업이 2010년대 이후 실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드론, 원격탐사(remote sensing), 지리정보기술(GIS) 등을 활용한 정밀농업(precision farming)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식품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포용성(inclusivity), 효율성, 영양과 건강 등 4가지 가치 실현을 목표로 한 농업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v51에 속하는 아래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미래 의복: 차세대 방탄복, 스마트 의류, 온도조절 피부

• 미래 식량: 플랜티 언리미티드(식물공장), 임파서블 푸드/업사이드푸드/비욘드미트(대체육 상용화), 오션리프그룹-니모의 정원 프로젝트(수중 재배)

• 미래 주거: 아피스코어(3D 프린터로 맞춤주택 건설), 스카이소스(대기 중에서 물 추출 기술개발) 


(v52) ‘질병/재해/재난 극복’ 전술

   v52는 기업이 인류가 건강한 가운데 장수하고 자연재해나 인공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삶을 누리도록 하는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인류는 역사 이래 지금까지 계속 질병과의 싸움을 벌여 왔다. 의학과 관련 기술 발전에 따라 평균 수명은 연장되었지만,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암과 난치병,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질병을 극복하는 것은 계속해서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최근 점점 더 심각해지는 (자연)재해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되기에 환경보호와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인간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공)재난은 예방하고 재난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며 재난 상황이 종료된 후에는 복구와 원인 분석을 통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재해/재난은 날이 갈수록 오히려 더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으며 피해 범위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구촌 전체가 하나의 생활권이 된 지금은 지역적/국부적 재해/재난이라 할지라도 소홀히 다룰 수 없다. 아직은 재해/재난 극복을 위한 종합적 솔루션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단지 상황별 또는 사전 분석/예측/예방, 재해/재난 모니터링, 경보 발령-전달, 사건/사고 관리, 피해 복구 및 구호 등 단계별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고 일부 제품/서비스가 공급되고 있다. 인류 전체를 위한 재해/재난 대응 솔루션은 글로벌 통신망과 정보공유 인프라 위에서 지구 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지역별, 상황별로 적시에 알맞은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각종 센서와 유/무선/위성 통신망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그리고 AI, 빅데이터 등 기술을 활용해서 대기, 토양, 수질, 해류 등 자연의 상태나 건물, 도로, 각종 시설물 등 인공물의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적절하게 제어하는 글로벌 재난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v52에 속하는 아래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질병: 바이오스테이지/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인공장기), 베릴리(생명과학 연구)

• (자연)재해: NASA JPL(소행성 충돌회피 기술)

• (인공)재난: 바이오카본엔지니어링(나무심는 드론 개발) 


(v53) ‘지속가능 사회 건설’ 전술

   v53은 기업이 ① 환경 보호와 소비 절약으로 지구 생태계를 복원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도모하고 ② 청색기술로 환경친화적 문명을 건설하며 ③ 기술혁명의 가속화에 따라 중요성이 더 커진 포용사회 건설을 도모하는 것이다. UN SDG에 담긴 17개의 목표는 한 마디로 자연 생태계를 복원함으로써 인류가 질병이나 물자 부족 같은 제약에서 벗어나고 하나의 공동체로 지속 발전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이나 SDG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인류가 기대하는 수준으로 실현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특히, 환경보호 목표에 비해 생물다양성 확보나 포용사회 건설 같은 목표는 여러 가지 제약이나 국가/지역/인종/세대간 견해 차이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청색기술(Blue Technology)은 ‘생물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해서 경제적 효용성이 뛰어나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물질을 창조하려는 과학기술’이다. 이는 군터 파울리(Gunter Pauli)가 ≪Blue Economy≫(2010)에서 소개한 생물영감(Bioinspiration)과 생물모방(Biomimicry) 기술을 가리킨다. 생물영감은 인간이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 하늘을 날기 위한 기계를 개발한 것, 생물모방은 도꼬마리라는 한해살이풀이 동물의 몸에 달라붙는 특성을 모방해서 ‘찍찍이(velcro)’를 발명한 것을 각각 예로 들 수 있다. 

   포용사회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어떤 이유로든 차별받지 않는 가운데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고 결과에 대해 공정한 평가를 받음으로써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가리킨다. ESG의 환경(E) 문제는 보호나 에너지 절감을 넘어서 지구 전체 생태계를 복원하는 수준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사회(S) 문제는 빈곤 구제, 교육 기회, 성평등 등의 문제를 넘어서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다름’을 수용하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거버넌스(G) 문제는 이사회나 경영진 중심의 지배구조가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가 알맞은 역할과 권한으로 의사결정과 집행에 참여하는 협업적(collaborative) 거버넌스로 발전되어야 한다. 

   v53에 속하는 아래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생태계 복원: 바스프(사업 목표에 반영), IBM(Smart Planet 건설), 파타고니아(대기, 토지, 물 보호 투자), 델 테크놀러지스(호주 大산호초 보호 참여)

• 인간-자연 조화: 네슬레/홀푸드마켓(‘좋은 음식’ 지향), 신칸센(청색기술)

• 포용사회 건설: 구글(‘룬’: 인터넷 접근성 향상), 스페이스X(스타링크 건설) 


(v54) ‘신인류의 공동 번영’ 전술

   v54는 현생 인류가 육체적(physical), 지적(mental), 정신적(spiritual) 역량 면에서 고수준인 신인류(‘인류 2.0’)로 진화해서 현재와 미래에 제기될 여러 가지 난제를 극복하고 지구 및 우주의 생명체와 공동 번영하는 것이다. 인류는 지난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을 거치면서 적어도 물질적 풍요, 수명 연장, 시간과 공간의 확장 같은 혜택을 누렸다. 극단의 기술혁명이 될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안전하며 즐겁고 편안한 삶을 살게 해 줄 것이라는 점에서는 큰 기회이다. 반면, 일자리와 고용 불안정으로 인해 빈부 격차가 더 커지고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 확대되어 정치적 불안정도 커지며 개인생활 침해나 안전/건강에 대한 위협이 늘어나고 전통적 가치관과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는 엄청난 위협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등장하게 될 미래 인류는 현생 인류와는 신체적, 지적 능력이 전혀 다른 신인류인 포스트 휴먼(Post Human) 또는 인류 2.0이 된다. 신인류는 신체 조직을 계속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면서 영생불멸(immortal)의 육체를 갖고 일반인공지능(AGI)을 통해 지적 능력 면에서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다. 육체적/지적 능력 면에서 완벽한 수준인 신인류가 안게 될 해결과제는 삶의 의미나 보람, 진정한 행복 같은 정신적/영적(spiritual) 문제일 것이다. 한편, 지금의 로봇(: HW)과 AI(: SW)가 융합되고 인간과 유사한 외모와 행태를 갖게 된 스마트 로봇이 상호 통신을 통해 집단지성을 가진 존재가 된다면 많은 SF 영화가 그렸던 것처럼 기계와 인간이 서로 적대 관계가 되든지 아니면 협력, 공존하는 관계가 될 것이다. 

   2021년의 우주관광을 시작으로 달 탐사, 화성 탐사가 계속되고 은하계 너머 우주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해질 경우 인류는 지구를 넘어 우주 차원의 경제-사회 시스템을 운영하게 될 것이다. 미국, 러시아, EU, 일본, 중국, 인도 등이 선점한 우주 개발은 한편으로는 인류의 끊임없는 개척 정신을 실현하는 작업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자원과 영토 확보를 위한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v54에 속하는 아래 3가지 패턴을 식별하였다. 몇 가지 사례를 덧붙여 소개한다. 

• 신체 도약 (수명연장, 치료제): 구글-칼리코, 새뭄드, 셀룰래리티 

• 지적 도약: 뉴럴링크(BMI: Brain-Machine Interface), 오픈AI(‘안전한 AI’ 개발), MS(‘AI for good’)

• 공간 확장: 구글 포그혼(바닷물에서 연료 생산 연구-중단), 스페이스X(우주 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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