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글세:영화 극한직업으로 보는 사업의 포괄양수도

글로 쓴 세금이야기

by 김세무사

지금까지 이런 글은 없었다. 이것은 세무 관련 글인가 영화 후기 글인가.(영화 스포는 없습니다.)


입소문으로 천만을 돌파한 영화 극한직업을 보고 왔다. 영화를 보다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테지만, 영화 속에 등장한 세무적 지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영화 줄거리는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위해 치킨집을 인수, 위장 창업을 하는 내용이다. 잠복근무를 위해 몇 날 며칠을 범죄조직 아지트 앞 치킨 집에서 손님처럼 치킨을 시켜 먹던 그들은, 치킨집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자 그 치킨 집을 인수하게 된다. 치킨집 인수를 위해, 치킨집 사장님과 마약반 반장 류승룡(이하 ‘고반장’)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장면이 살짝 나온다. 그 계약서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아마 그 계약서는 사업의 포괄 양수도 계약서일 것이다.

극한직업5.jpg 출처: 극한직업

고반장은 계약을 통해 그 치킨집을 인수하게 된다. 형제치킨집 상호 그대로, 간판도 그대로, 위치도 그대로 그 자리에서 운영한다. 치킨집 안에 있는 테이블, 의자, 식기 심지어 메뉴판도 그대로 다 인수받았다. 영화의 치킨집 인수처럼, 사업장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사업주만 바뀌는 계약을 사업의 포괄 양수도라고 한다.


극한직업3.jpg 출처: 극한직업
사업의 포괄 양수도란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양도하는 것이다.

극한직업6.jpg 물론 중간에 형제치킨집에서 수원왕갈비통닭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이건 추후에 상호 변경을 했을 것이다.


개인 사업장의 경우 그 개인이 사업 주체이기 때문에, 치킨집이 계속 운영된다고 해도 기존 치킨집 사장님의 영업은 끝난 것이다. 따라서 사업의 포괄 양수도를 할 경우, 양도자인 기존의 치킨집 사장님은 본인 앞으로 낸 사업장은 폐업신고를 해야 한다. 그리고 양수인인 고반장은 본인 명의로 사업장 개업 신고를 해야 하므로 사업자등록증을 내야 한다. 즉 형제치킨은 그대로 장사를 하더라도 사장님이 바뀌면서 사업자등록번호가 바뀌게 된다.


그리고 고반장이 계약을 하면서 금액을 지불하게 되는데, 거래 당사자마다 다르지만, 이때 지불하는 금액은 권리금 성격의 금액일 것이다. 사업의 포괄 양수도는 부가가치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거래 당사자끼리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아도,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고반장도 지급하는 권리금에 대해서 딱히 세금계산서를 챙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권리금은 사업을 위해 지불한 금액이기 때문에 엄연히 비용이다. 이 비용을 세법적으로 인정받으려면 적격증빙 영수증(세금계산서, 카드 매출전표, 현금영수증) 또는 원천세 신고를 해야 한다. 말했듯, 고반장은 사업의 포괄 양수도 거래이기 때문에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영화상 고반장이 치킨집 인수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기존 치킨집 사장님께 대가를 지급했다는 최소한의 증빙인 금융증빙(계좌이체)도 없다. 그러므로 나머지 방법인, 원천세 신고(소위 말하는 인건비 신고)를 해야 한다.


고반장이 기존 치킨집 사장님께 권리금을 지급했다면, 기존 치킨집 사장님은 세법적으로 소득을 얻게 된 것이며, 그 소득은 기타 소득이다. 소득을 지급하는 자는 세법에서 정한 세율(2019년 인적용역 기타 소득 지급분부터는 8.8%) 만큼 원천징수하여 소득을 지급한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원천징수이행상황 신고를 하고 원천징수 한 세액을 납부해야 한다. 원천징수이행상황을 신고 한다면, 신고한 금액을 지급했다는 증빙이 생기는 효과가 나타난다.


원천세 신고로 적격증빙이 생긴 권리금은 비용처리가 가능하지만, 한 번에 비용처리는 불가능하다. 권리금은 회계/세법상 영업권으로, 무형자산이다. 따라서 5년에 걸쳐 정액법으로 감가상각 하여 비용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권리금을 지급받은 치킨집 사장님은, 권리금을 지급받은 해의 다음 해 5월까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잠복근무하느라 바쁜 고반장은 권리금을 지급한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원천징수를 못하지 않았을까 싶다. 고반장에게 더 중요한 것은 범죄조직 소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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