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MAMOTO

18

by dukbo

올해 월드시리즈는 진짜 미쳤다.


이미 유명한 격언대로 야구는 후회를 관리하는 게임이다. 상황 상황이 연속적이기보다 구분되어 있으며, 투수와 타자라는 개인 간의 대결이 기본이 된다. 그래서 더욱 그렇다.

블루제이스의 투수 제프 호프먼이 7차전, 우승까지 아웃카운트 단 2개만을 남겨두었을 때, 미겔 로하스와의 풀 카운트 승부에서 7구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았더라면. 9회 말, 선두 타자 게레로 주니어가 3볼 카운트에서 공을 하나만 더 지켜봤더라면. 11회 초, 셰인 비버가 2사 주자 없는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에서 윌 스미스에게 좀 더 까다로운 승부를 했더라면. 11회 말 무사 2루 상황에서, 9회 말 대주자와 교체된 보 비셋이 타석에 들어섰더라면. 1사 1, 3루에서 발이 느린 알레한드로 커크의 타석에 대타를 낼 수 있었다면, 커크가 3구째를 타격하지 않았더라면.


다저스의 선택은 개인의 투지와 각성과 맞물려 최고의 결과를 냈다. 동양에서 건너온 키 178 cm의 언더 사이즈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2차전과 6차전에서 선발승을 따내고도, 7차전에서 8개의 아웃카운트를 따내며 승리 투수가 되었다. 18이닝의 접전이었던 3차전, 커리어 동안 30개 이상의 공을 던져본 적 없는 루키였던, 4이닝 72구 무실점의 역투를 한 윌 클라인의 밤은 캐스터의 말대로 영원할 것이다. 마지막 7차전, 한 점 뒤진 채 아웃카운트 2개에 몰려있던 다저스의 타석에 들어선 36살의 타자 미겔 로하스는 올 시즌 ops 7할을 겨우 넘겼다. 그런 그가 동점 홈런을 칠 줄 누가 기대했겠는가.


시리즈 내내 블루제이스에게 밀렸지만, 다저스의 선택은 대체로 적중했다. 의도된 것인지, 단순히 운인지는 모른다. 감독의 치밀한 계산인지, 혹은 본인 또한 어릴 적 동경했던, 스포츠의 극적인 순간에 늘 나타나던 그 영웅의 등장을 바랐을지도.


병살 이후 포효하는 야마모토, 달려오는 커쇼. 전율이었다. 챔피언을 이기려면 완전히 쓰려뜨려야 한다는 캐스터의 우승 콜까지.


정말 야구는 후회를 관리하는 게임이다, 아마도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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