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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kbo Aug 14. 2022

사랑에도결심이필요해요

뱉는 것은 나쁘다. 그렇다고 배웠다. 맞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의심이 될 때면 일단 삼키기로 한다.


눈물은 감정에 따라 성분이 달라진다고 하더라.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이 가장 염도가 높대. 감정을 뱉는 것은 나쁘다.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배웠다.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심이 될 때면 일단 삼키기로 했으니 삼켰다. 평생을 삼킨 짠 눈물은 바다가 되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그런지 가끔 내 시야는 어딘가로 고정된다. 아니지, 누군가. 지랄 맞은 관계 사이의 우연적인 삼투 현상. 그럴 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가, 물비린내를 참지 못하고 결국 뜨게 된다.


그때 눈을 분명히 봤는데, 뭔가 일렁이고 있었다. 분명 물 같은 것이 맺혀 있었는데 흐르진 않았다. 파도였나. 너의 삼킨 바다 표면의 파도.


그곳에서 표류하는 배 한 척을 봤어. 무언가 놓여 있었는데. 짠 내 나는 말라비틀어진 꽃다발과 물 먹은 종이에 눌러 쓴 편지. 이렇게 쓰여 있었나.

‘투신하자. 물에서 보면 무엇이든 다 가깝게 느껴져.’


사랑한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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