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말렸었다. 어떤 사람들은 아직 나이가 어려서 창업을 하기에 충분한 인맥이 없기 때문에 좀 더 나이가 들고 주위 친구들이 대기업의 임원 부장 정도 되었을 때 창업을 하는 게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가족 특히 나의 어머니는 사업을 시작하면 결혼을 못할 수 있으니 결혼을 먼저 한 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렸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나이도 찼고 이제 안정을 찾아야 할 시기이고 더 이상 모험을 하기에는 늦은 것이 아니냐고 만류하기도 했다.
결론은 다 하지 말라는 것인데, 이유는 제각각 다르다. 누구는 너무 늦었다. 누구는 너무 빠르다고 만류했다. 그럼 도대체 창업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은가? 사실 이 문제에 있어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본인만이 정답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 답을 모두 할 수 있어서 창업한 건 아니고 창업하고 나서 고생을 해보니 이런 답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첫 번째, '가족의 지지 혹은 묵인을 받을 수 있는가?' 내가 창업을 했을 때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였고, 당연히 아이들도 없었다. 내가 설득해야 할 대상은 오로지 어머니뿐이었다. 다행히 나에 경우 어머니는 걱정도 많이 하셨고 반대도 하셨지만, 기본적으로 평생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결국 허락하신 분이셨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특히 기혼자이면서 아이들이 있는 경우 이 문제는 심각한 고려 대상이다. 창업은 험난한 여정이다. 그 와중에 가족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그 과정을 이겨낼 수 없다. 기존에 받던 월급의 반으로 살아야 하거나 혹은 심한 경우 월급 자체가 없을 수 도 있다. 더 심한 경우 집에 있는 돈 마저 가져다 쓸 수도 있다. 혼자라면 어떻게 버틸 수 있지만, 가족 특히 아이들이 있다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가족 중 나 말고도 누군가 수입원이 있으면 아주 좋고, 혹은 벌어놓은 돈이 있어서 1~2년은 버틸 수 있거나 아니면 생활비 자체를 줄였을 때 큰 문제가 없는 상태여야 한다.
두 번째, '내가 하려는 사업의 핵심 역량을 나 혹은 나의 팀이 가지고 있는가?' 나에게 내가 창업하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조언했던 분에게 창업이란 대기업의 인맥을 통해서 대기업에 납품할만한 제품 혹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기에 내 주위의 친구들이 대기업에서 힘을 쓸 수 있는 부장 임원이 될 때까지 창업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것이 핵심역량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가 하려는 사업은 대기업 인맥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업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맞지 않는 조언이었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려는 사업이 핵심이 무엇인가 살펴봐야 한다. 기술인지 아니면 돈인지, 아니면 노하우인지, 아니면 인맥인지, 이 핵심 역량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창업을 다시 한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난 그래서 사업의 핵심 역량을 가지기 힘든 대학생들의 창업은 그다지 권유하고 싶지는 않다.
세 번째, 주위 환경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 같다.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많은 혁신적인 기업들이 대공황을 비롯한 경기 침체기에 출현한 역사적 사례로 보면 꼭 이게 맞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역시 경기가 나쁘고 돈이 돌지 않은 상황에서 창업을 한다면 힘든 상황으로 갈 확률은 높다. 첫번째로 내가 참여했던 창업의 시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위험이 시작되었던 2007년 말이었다. 망한 이유는 심각한 내부의 문제로 인함이였지만, 그걸 가속화 시킨것은 2008년 부터 본격화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금융위기였다. 사실 경기 사이클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힘들더라도 뻔히 힘들어져 가는 것이 보이는 산업군이나 금융 위기 상황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은 본인의 리스크를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정말 힘들지만 그 상황을 즐길 자신이 있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본인에게 자문했을 때 예스가 나와야 한다. 창업은 힘든 일이다. 간혹 조직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 창업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정말 말리고 싶다. 직장을 다니게 되면 직장을 벗어나면 나의 시간이지만, 창업을 하면 머릿속에 뇌가 있는 한 언제나 회사일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깨어있는 모든 시간이 일하는 시간이다. 그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창업을 언제 하는 것이 좋은 가에 대해서는 정답을 딱히 말할 수 는 없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본인만의 답을 찾아낼 수 있다면, 각자 자신만의 시기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