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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조 Mar 08. 2017

가짜 뉴스 (Fake News) (2)

이런 분들에게는 최순실 게이트가 언론에 오르내리다가 박근혜 대통령에게까지 불꽃이 튀어 탄핵으로 확대되는 것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탄핵을 발의한 야당 국회의원들도 못마땅하지만,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새누리당의 국회의원은 못마땅함을 넘어 미워 죽을 지경이다. 그런 놈들보다 더 못마땅한 것은 최순실 태블릿을 보도함으로써 대통령 탄핵이라는 심지에 불을 붙인 'JTBC'와 손석희 사장이다. JTBC 보도 후에 그걸 쫓아 비슷한 방향으로 보도하는 종편과 지상파 방송들도 꼴 보기 싫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6년간 야당을 종북좌파로 몰아붙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정부를 찬양하던 방송을 내보낸 곳이, 광우병 촛불시위 이후 이명박 정부가 장악하고 허가한 지상파와 종합편성 채널이었다. 그러던 방송들이 JTBC 보도 이후 하루아침에,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 같은 종북좌파 '쓰레기 언론'으로 돌변해 버렸다. 게다가 특검은 또 어떤가. 수사 진행사항과 피의자 혐의사실을 발표할 때마다 어처구니없는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믿기 힘들 정도의 무능함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KBS 9시 뉴스'와 'MBC PD수첩'에서도 대통령의 범죄사실과 국정농단을 보도하며 탄핵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은 것은 물론이고, 믿기 싫은 내용뿐이다.


이런 때에 대구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에게 카톡이 왔다. 박영수 특검은 검사 시절 성추행 전력이 있는 전과자고 미국에서 띄운 인공위성이 촬영한 것에 의하면 촛불집회 참석인원이 100만이 아니라 11만에 불과하다는 거다. 게다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결은 절차적 문제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미국 언론에 실린 기사고, 미국 헌법학자가 주장했다고 한다. 그럼 그렇지, 이제야 보고 싶었던 뉴스를 보는구나! 북한 김정일 놈에게 수억 달러를 몰래 갖다 준 빨갱이 박지원이 추천한 특별검사가 오죽하겠어! 박근혜 대통령이 순진해도 너무 순진했지. 이 뉴스를 다른 친구들에게도 보내줘야겠다.


지금은 차단시켜버렸지만 지인 몇몇 분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카톡을 받은 적이 있다. 보내는 내용은 천편일률적이었다. 아무개가 '종북좌빨'이라는 것이다. 뉴스의 형식을 갖고 있었고 유튜브 동영상이 링크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보내는 분들의 성의를 생각해서 한두 번 열어보았다가 너무 황당한 내용이라 오는 대로 삭제했다. 그렇더라도 차단까지 할 생각은 없었으나 시도 때도 없이 - 심지어 잠이 들려고 할 무렵에도 - 보내는 것은 무례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눈에 가짜 뉴스라는 것을 알겠던데, 그분들은 왜 가짜라는 것을 모를까.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대화해 보면 무모해 보이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며칠 전 홍준표 경남지사가 노무현 씨를 '뇌물 먹고 자살'했다는 독설을 했다. 그 말을 믿는 분도 있겠으나 나는 믿지 않는다. 믿지 않는 근거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살아온 인생 여정에 있다. 한때 그는 돈 잘 버는 변호사로 부산에서 명성을 떨치다가, 부림사건을 우연히 맡으면서 인권변호사로 변신했다. 특히 노동자들의 소송을 도맡았는데 대부분 무료변론이었다. 그런 사람이 뇌물을 받고, 그것 때문에 자살했다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출처 보기)


오히려 아무 근거 제시도 없이 매스컴 뉴스의 인터뷰에서 그런 독설을 한 홍준표 지사가 성완종 씨에게 돈을 받았다는 것은 믿는다. 1심과는 달리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니 내 판단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람은 죽으면서까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과 검사를 하면서 양지에서 살아온 홍준표 지사의 인생 여정이 내 믿음의 근거다. 하지만 노무현 씨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홍준표 지사의 독설을 퍼 나를 것이고 또 다른 의미의 가짜 뉴스가 된다.


사람들은 활자로 나온 것을 쉽게 믿는 습성이 있다. 학창 시절에 선생이 칠판에 적는 것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노트에 베꼈던 습관의 결과다. 나도 그런 가짜 뉴스에 속아서 이곳저곳에 떠들었던 부끄러운 기억도 있다. 중견 탤런트 강부자 씨가 연예인들을 재벌 2, 3세에게 원나잇 스탠트 대상으로 소개하여주는 마담 뚜라는 것들이다. 지금 우리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구분이 쉽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과 컴퓨터의 일반화로 그런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더니,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일상화로 범람하는 가짜 뉴스가 폭력을 유발하고 심지어는 사람까지 죽게 만든다. 최진실의 자살은 가짜 뉴스나 다름없는 헛소문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은 동생 최진영과 전 남편 조성민의 자살로 이어졌다.


가짜 뉴스를 누구나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앱도 한두 개가 아니다. 지금 당장 손에 있는 스마트폰의 '구글 플레이'에서 '가짜 뉴스 만들기'라고 입력하면 여러 개의 앱을 다운로드하여 설치할 수 있다. 카이스트 재학생이 만든 앱으로 가짜 뉴스를 만드는데 1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렇게 만든 가짜 뉴스를 근거로 허위 주장을 하며 맞불집회에서는 한 손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다른 손에는 야구 방망이를 들고 허공에 휘저으며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 일본 만화에 나오는 이름에 박사라는 타이틀을 붙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국제적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만든 가짜 뉴스는 차라리 애교가 있다.


짝퉁을 만들고 알면서도 사는 이유는 뻔하다. 진품을 살 능력은 없으나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짝퉁인지 알면서도 살 것이고, 진품을 만들 실력은 없으나 물건을 만들어 팔고 싶은 사람은 짝퉁이라도 만들어 싸게 팔면서 손 기술을 키울 것이다. 내가 재미로 짝퉁을 사서 누군가에게 짝퉁이라고 말하고 준 것처럼, 웃자고 가짜 뉴스를 만드는 사람은 뉴스의 어딘가에 가짜라는 것을 표시해 둔다. 짝퉁을 진짜로 속여서 팔 때 문제가 되는 것과 같이, 가짜 뉴스도 진짜로 위장할 때 위험성은 짝퉁에 비할 바가 아니다. 진실이 가려지고 거짓을 진실로 믿게 될 때, 도널드 트럼프 같은 인물이 미국 대통령이 되어 멕시코 국경 3천 킬로에 무모한 장벽을 쌓느라고 수 조 달러를 낭비할 수도 있고, 히틀러 같은 인물이 다시 나타나 수억의 인류를 주검으로 내몰 수도 있다.


교수신문에서 2016년을 '군주민수'라는 사자성어(四字成語)로 정의한 것처럼, 영국의 옥스포드 사전위원회는 2016년을 상징하는 단어로 ‘탈진실’(post-truth)을 뽑았다. 옥스포드가 말하는 탈진실의 정의는 “여론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감정이나 개인의 믿음이 객관적 사실(facts) 보다 더 강하게 작용하는 상황”이다. ‘전통적인’ 언론사들은 가짜 뉴스가 어떻게 대중을 호도하고 정치를 망쳐놓고 있는지 열정적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사실을 왜곡하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타임스’, ‘CNN’ 같은 언론사의 뉴스를 보고 “가짜 뉴스”라고 손가락질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짜 뉴스를 탐닉하는 것을 “대변 기호증”(똥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증상)에 빗대었고, 팀 쿡 애플 CEO는 “인간의 정신을 죽이는” 도구라며 강력 비판했다. 심지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까지 “가짜 뉴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 실제로는 립서비스였을 뿐 그가 조치한 것은 아직 없다.


(To be continued)


▼ 작년 10월 말 촛불집회에 나타난 MBC 취재차량을 본 군중들이, '엠빙신'이라며 취재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 MBC와 함께 KBS도 진실을 전하지 않는 방송으로 낙인찍혔다.

▼ MBC 아나운서가 MBC 마크를 없앤 마이크로 집회 현장에서 방송하고 있다. 그럴 정도로 신뢰를 잃은 공영방송.

▼ 국회의 국감에서 이렇게 말하고 3주가 되지 않아 모든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 국영방송인 KBS에서 버젓이 가짜 뉴스를 전하고 있다. 세월호 현장에 로봇이 동원된 적은 없었다.

▼ 대국민 담화에서조차 대통령은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 암으로 사망한 김영환(우병우 전임자)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에서 드러났다.

▼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도는 아프리카의 가나나 콩고 수준으로, OECD 최하위다.

▼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에서 인종주의자가 득세하고 있다. 그들은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자신의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 백악관 실제 주인으로 불리는, 트럼프의 최고 브레인 스티브 배넌. 그는 KKK에 버금가는 극우주의자다.

▼ 가짜 뉴스는 이런 진짜 뉴스를 군데군데 섞어서 모든 것이 진실인 것처럼 위장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규재가 주필로 있는 '한국경제신문'에서 이런 식의 거짓 기사를 싣는 것으로 유명하다.

▼ 전임 오바마의 보편적인 인류애와 정의에 입각한 사조와는 100% 다른 트럼프는

▼ 자신의 의도와 맞지 않는 모든 언론을 가짜 언론이라고 매도하며 (대답이 궁해질 수 있는) 질문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매우 비슷하다.

▼ 자신의 적이 바로 미국의 적이라는 주장에 맞장구를 치는 미국인이 많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이것도 한국의 누구와 흡사하다.

▼ 주류 언론보다 트럼프의 독설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다는 것이 비극의 시작이다. 트럼프가 만든 적폐는 앞으로 미국을 수 십 년 후에 심각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 트럼프의 눈물을 보이는 백인 여성. 군인이었던 남편이 중동에서 전사한 그녀는 트럼프에게 평소 듣고 싶었던 것을 들었다.

▼ 트럼프의 지난 의회 연설의 국민 지지도가 이렇게 높았으나, 다음날 CNN에서 시행한 팩트체크에 의하면 트럼프의 주장은 대부분 근거가 없는 허무맹랑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 5년 전에 내가 썼던 글의 제목을 CNN에서 뉴스 타이틀로 뽑았다는 것에 긍지를 느낀다. 하하하!

▼ 청하님은 글에서 '샤이 박근혜'를 언급했으나,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유보가 5%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할 때 샤이 박근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박근혜 대통령의 모든 인식을 말해주는 그 유명한 발언. 이 발언으로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고 7시간 동안 TV조차 켜보지 않은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 맞불집회에서 대형 태극기를 들어도, 교회에서 밤샘기도를 했어도 탄핵에 대한 국민의 여론은 변함이 없다.

▼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검사를 지낸 김진태 의원이 법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맞불집회 세력이 만든 대표적 가짜 뉴스로 촛불집회가 북한의 사주를 받은 세력이라는 주장이다.

▼ 노동신문을 편집한 가짜 뉴스로 밝혀지고 난 후에도, 자신의 주장을 꺾지 않는 서석구 변호사. 이것도 트럼프를 빼닮았다.

▼ 다른 집회에서 있었던 내용으로 편집해서, 촛불집회가 폭력적이라는 가짜 뉴스를 만들었다.

▼ 2,400년 전에 이미 정치의 실체를 깨닫고 후손들에게 설파한 분이 있었다.

▼ 가짜 뉴스를 만드는 목적은 하나다. 그것은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 정의로 만드는 것이다.

▼ 우리는 언제 이런 대통령을 가져 볼까?

▼ 2014년 6월 방한한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전,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묵념을 제안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 대통령의 머리카락이 자신과 같은지 만져보고 싶은 아이에게 허리를 숙여 만지게 하는 오바마와 백악관의 히스패닉 청소부에게도 스스럼없이 인사하는 오바마. 한국에도 미국보다 앞서가는 이렇듯 탈권위적인 대통령이 있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 오바마의 참모습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사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명인 제로니모 작전 때, 실무책임자를 자신의 자리에 앉히고 대통령 자신의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 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의 이런 자세로 직무에 임했다면, 자신만이 아니라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의 이미지까지 역사에 길이 남길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능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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