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광장의 소음에서 한 걸음 물러나기

'좋아요'의 허영을 내려놓고 내면의 고요를 지키는 일

by 두콩아빠

“How foolish it is to entrust ourselves to the world’s reputation. We must live for our own unique value and not dwell on the fake image reflected in the eyes of others.”

— Charles Cotton, The Essays of Montaigne


“우리는 우리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위해 살아야 하며,

타인의 눈에 비친 가짜 모습에 연연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보이지 않는 광장에 서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로 타인의 일상에 들어가고,

또 나의 하루를 꺼내어 놓습니다.

그곳에서는 숫자가 곧 반응이 되고,

반응이 곧 가치처럼 느껴집니다.


좋아요의 개수가 많으면

괜히 하루가 밝아지고,

적으면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침묵이 마음에 남습니다.

그러나 숫자는 우리의 밀도를 재지 못합니다.


몽테뉴가 살던 16세기 프랑스에서도

세상은 끊임없이 평판을 요구했습니다.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그는 세상의 소리에 맞춰 자신을 조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기 판단의 기준을 내면에 두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세상의 소음이 아니라

자기 생각의 울림을 들었습니다.


디지털 광장의 문제는 소음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 소리에 너무 빨리 반응한다는 데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즉시 반응하고,

평판의 흐름에 따라 기분이 오르내리고,

내 하루의 온도를 외부에 맡깁니다.

그러는 사이

내 안의 고요는 점점 자리를 잃습니다.


고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닙니다.

고요는 외부의 평가가 닿지 않는 자리입니다.


알림이 멈춘 밤,

화면이 꺼진 뒤의 시간,

그때 비로소 많은 이들이 누구의 시선도 아닌

자기 자신의 시선으로 하루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사라지지만,

내면의 감각은 남습니다.


세상의 박수는 금세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만,

스스로 만족한 하루는 오래 갑니다.


디지털 광장에서 한 걸음 물러난다는 것은

세상을 거부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잃지 않겠다는 선택입니다.


고요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은 소음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습니다.


[아리에르 부티크 : 소음에서 물러나는 연습]


하루 중 짧은 시간이라도 알림을 끄고 지내 보십시오.

그 시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껴 보십시오.

세상은 잠시 당신 없이도 돌아갑니다.


기록을 남기되, 반응을 기다리지 마십시오.

누군가의 공감이 아니라

당신 자신의 기억을 위해 남겨 보십시오.

고요는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것입니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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