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덕순이의 교실은 2학년 2반
선생님! 덕순이 오줌 쌌어요!!!
와와, 어디 어디??
그만! 동작 그만! 다들 눈 감아!
누가 덕순이 의자에 물 뿌렸니? 누구야, 손 들어.
여덟 살 덕순이와 달리 아홉 살 친구들은
정말 누군가 장난을 친 줄 알고 두 눈을 꼭 감았다.
의심 없이, 아무렇지 않게 말이다.
하지만 덕순이는 알고 있었다.
그건 물이 아니었다.
2월생인 덕순이는 빠른 년생이었다.
한 살 많은 아이들과 함께 입학했고
작은 체구로, 더 작은 목소리로
눈치껏 학교생활을 해야 했다.
오줌보가 터질 것처럼 화장실이 급했다.
손을 들고 빨리 다녀오면 될 일이었다.
“선생님, 화장실 가고 싶어요.”
그 말 한마디면 됐는데
그 한마디가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
수업 중에 일어나는 건 말도 안 되고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질서를 깨는 아이가 되는 것,
눈에 띄는 아이가 되는 것,
혼나는 아이가 되는 것.
덕순이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아이의 모습이었다.
연필을 더 세게 쥐었다.
괜히 글씨를 또박또박 쓰는 척했다.
그러다 의지와 상관없이 풀려버린 오줌보.
의자는 조용히 젖어가고
교실 바닥에 주르륵 흘러내린 그것.
지금이야 태어난 해에 맞춰 입학하지만
90년대 1, 2월생은 빨리 보내는 게 당연한 분위기였다.
음력으로 생일을 챙기는 집도 많았고
설 전에 태어난 아이는
몇 달 차이쯤은 없는 셈 쳤다.
개월 수를 무시한 채
부모의 선택으로
사회에 먼저 던져진 아이들.
신체도, 마음도
분명 아직 여덟이었는데
아홉 살 속도로 살아야 했던 아이들.
그 시절엔
빠른 게 좋은 줄로만 알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