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여섯 살이었다

덕순이도 작은아이 었을 뿐

by 윤덕순

덕순이는 아침마다 학원차 아저씨의 부름에 봉고차를 타고 이십 분 남짓 걸리는 보습학원에 갔다. 그곳은 덕순이에게 유치원이었다.


바쁜 농번기, 진숙이는 덕순이를 오랫동안 맡길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차량 운행에 교육까지 해 준다는 말에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덕순이도 순순히 따라주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이제 겨우 여섯 살인 아이의 가슴이 시린 줄도 모른 채 말이다.


“나도 덕근이처럼 엄마, 아빠 따라 밭에도 가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데…”


발은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높은 의자와 책상은 겨우 이름 석 자를 쓸 줄 아는 여섯 살의 덕순이에게 늘 컸다.


칸마다 적어 내려가는 한글이 많아질수록

조그만 손으로 세어 가는 숫자가 늘어날수록

덕순이의 가슴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이 생겨났다.


어느 날은 “덕순아, 가자” 하고 부르는 봉고차 아저씨의 말에 대꾸도 없이 방 안의 이불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아저씨도 별수 없었는지 그냥 돌아갔고, 혼자 남은 덕순이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울음을 멈추게 한 것은 따릉따르릉 요란하게 울리는 전화기 소리였다.


방 안을 가득 메운 전화벨 소리와 그 뒤에 따라온 적막 속에서 덕순이는 다시 이불속으로 파고들었다.


거기까지다.

이불속에서 흐느낀 다음의 일은 덕순이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평소처럼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진숙이는 덕순이가 학원에서 조금 일찍 돌아와 잠이 든 줄로만 알았다. 아이가 집에서 혼자 낮잠을 자는 일은 그 시절, 그에게 전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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