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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덕질일기

76화 - 덕질에도 운은 필요하다(2)

by 덕후감

경기국제웹툰페어에 다녀왔다.



내가 좋아하는 웹툰으로 가득한 세상이었고, 수많은 웹툰을 보며 웹툰 에이전시가 이렇게나 많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보면서 생각한 건 작가들마다 그림체에 자신의 개성이 비슷하게 녹아있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그림체를 찾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을 거라고 생각하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 향한 곳은 DCC였다. 카카오 페이지에서 본 웹툰의 어느 정도는 DCC가 차지하고 있을 만큼 수많은 웹툰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의 웹툰을 많이 본 독자인 나는 굿즈를 보자마자 뭘 사야 되나 고민했다. 자세히 보니 일정 금액의 굿즈를 사면 룰렛을 돌릴 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다.


고민 없이 1만 원 어치의 럭키픽을 구매하고, 룰렛을 돌리려는데 손에 힘이 없던 상태라 2-3칸 정도 약간 움직이고 말았다. 어떤 굿즈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걸린 굿즈가 바로 단행본이다.


이 결혼은 어차피 망하게 되어 있다를 줄여서 이결어망이라고 부르는데, 이 웹툰의 단행본을 받게 된 것이다! 사실 너무 아까워서 아직 뜯지도 않았는데 천천히 읽을 생각이다.


럭키픽은 나에게 정말 행운을 안겨줬다. 그 맥 빠진 움직임이 단행본을 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결어망의 단행본을 받기 위해 산 건, 내가 예전부터 봐온 웹툰들의 포토카드였다. 1팩당 5장씩 들어있고, '공포게임 메이드로 살아남기', '이 결혼은 어차피 망하게 되어있다', '아도니스', '이번 생은 제대로 키워 드리겠습니다, 폐하!'까지 총 4종류의 포토카드 팩을 샀다.


그 이후에 줄을 서서 웹툰 '바른 연애 길잡이'로 유명한 남수 작가님의 강연을 들었다. 작가님의 강연은 유익했고, 내가 좋아한 '바른 연애 길잡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특히 Q&A 시간에 작가님이 고민하면서 진심으로 대답해주신 부분이 보는 내내 즐거웠고,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나와 어느 정도 맞닿은 부분이 있어 진지하게 듣기도 했다.


그 이후에 한 바퀴를 다 돌고 몇 군데를 다시 들렸다.


그 중 하나가 환골탈태 굿즈가 있는 부스였는데, 환골탈태 굿즈 중 하나인 띠부띠부씰이 너무 마음에 들고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나 샀다.


환골탈태는 인간인 아기 '나비'를 마계에서 주운 '해골'이가 아기를 인간이 아닌 고양이로 착각하며 키우게 되는 내용이다. 귀엽고, 재미있고, 힐링되는 이야기라 좋아한다.


소원 콘텐츠에도 갔다. 내가 좋아하는 '악역의 엔딩은 죽음 뿐',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라는 웹툰 때문이었다. 그곳에서는 여러 굿즈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이가주라고 줄여 부르는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 굿즈가 고민이었다.


티아의 굿즈를 살지, 티아의 아버님인 갤러한의 굿즈를 살지, 황자인 페레스의 굿즈를 살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결국 내가 고른 건 티아가 그려진 아크릴 키링이었지만, 페레스와 갤러한도 너무나 갖고 싶었다.


지갑 사정으로 인해 다 사고 싶었던 마음을 참고, 악역의 엔딩은 죽음 뿐의 굿즈를 샀다. 투명 포토카드 세트와 엽서 세트를 샀는데, 역시 행복했다. 페넬로페의 얼굴은 빛이 났다.


그러다가 뭘 더 살까 하고 돌아다녔지만, 이러다가 지갑 다 털고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 멈추고 왔다.


럭키픽으로 받은 단행본과 산 굿즈들


웹툰 신녀를 믿지 마세요의 스티커는 가져갈 수 있게 놓여져 있어서 하나 가져왔고, 이결어망의 엽서도 SNS를 구독하면 가져갈 수 있는 굿즈여서 받아왔다.


아는 웹툰들은 더 반갑고 행복해서 즐거웠고, 모르는 웹툰들은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즐거운 곳이었다.


작년에는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이 있었다던데, 서울에서 팝업을 여는 바람에 참여를 못 했다는 것 같다. 아쉽지만, 그래도 즐겁고 알찬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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