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자 어김없이 중간고사가 돌아오고 있지만, 나는 공부를 하면서도 계속 덕질을 조금씩 하고 있는 중이다.
3월 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부천시의 한 식물원에 다녀왔다.
그러고 나서 방을 둘러보니 방에 초록색이 하나도 없는 게 보인 것이다. 식물원에서 식물과 꽃을 보며 힐링했던 기억이 계속 떠오르는 바람에 다이소에 가서 식물을 하나 사오고 싶어졌다.
키워보고 싶은 게 스피아민트와 바질이었는데, 그중에 바질이 있어서 바질을 사오니 안에는 씨앗 몇 알과 흙이 들어있었다. 언제 꺼내서 물을 주고 키우나 생각했지만, 햇빛을 받는 시간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며칠을 사온 그대로 방치했다.
그리고 오늘은 드디어 바질을 개봉해서 흙에 씨앗을 심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 흙을 적셔준 뒤, 겉화분에 물을 가득 채워주었다. 이 화분의 원리는 속화분에 끼운 부직포가 겉화분의 물을 머금어서 속화분의 흙으로 보내주면 속화분의 흙이 물을 머금고 씨앗에게 물을 전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바질을 화분에 심어두고 나니, 미뤄둔 플레인 요거트가 떠올랐다. 플레인 요거트를 커피 여과기에 걸러내서 마스카포네 치즈의 질감으로 꾸덕하게 만든 다음, 그걸 이용해서 디저트를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먹지 않고 계속 냉장고 안에 넣어두기만 했었다.
이제야 플레인 요거트를 꺼냈고, 어제 미리 사둔 커피 여과기를 꺼내서 반찬통에 넣어주었고, 그 위에 요거트를 몇 스푼 넣은 뒤에 뚜껑을 닫아서 냉장고에 넣어뒀다. 글이 올라갈 때면 3시간이 지난 상태일 테니 그때부터 디저트 요리가 시작될 것이다.
처음에는 티라미수 케이크를 만들 생각이었고, 그 다음에는 크레이프를 만들려고 했는데 그럴 양이 되지 않아 보이니 둘 중에 하나만 해야겠다.
티라미수 케이크에 쓰기 위해 카페인을 먹지 못 하는 나는 디카페인 커피를 사왔고, 과자는 집에 있는 걸 활용하려고 한다. 에이스가 잔뜩 있기도 하고, 다른 과자들도 있으니 적절히 섞으면 되겠지 생각 중이다.
그 외에는 드라마를 하나 보고 있다. tvN에서 시작한 월화드라마 '이혼보험'이다. 놀라운 토요일, 핑계고 등등에서 이동욱 배우가 홍보를 한 걸 떠올린 나는 이혼보험이 드라마로 나오기 일주일 전, 이혼보험 홍보 겸 했던 스페셜 예능인 '이혼보험: 직급 쟁탈전'을 봤었다.
출연진은 이동욱, 이주빈, 이광수, 이다희, 추소정(우주소녀 엑시), 남창희였다. 보자마자 스타쉽 지분이 많네? 생각했고, 아는 케미가 많으니 당연히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며 1회를 본방사수했다.
생각보다 재밌었다. 각 직업에 맞게 짜여진 캐릭터들의 성향하며, 그 성향과 성격에서 오는 차이, 그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서 생기는 요란한 일들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혼보험에 대해 생각해봤다. 결혼이 있으면 이혼이 있듯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로 보였다. 예기치 못한 일, 한 개인의 아픔으로 주변 사람들까지 아파하는 것,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는 것들을 생각한다면, 일상적 재난으로 볼 수도 있겠다 싶어졌다.
잘 이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 사람이 불륜을 저지르거나 폭행을 휘두르거나 술버릇으로 인해 고통 받으며 이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개인이 오롯이 짊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혼보험이 있게 된다면, 이 사람들에게도 치유 받을 수 있는 기회, 무너지지 않고 앞으로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4월의 덕질은 이렇게 먹는 것, 보는 것, 키우는 것까지 어느 때보다 더 다채롭게 시작되었다. 비록 곧 시험일지라도 오늘을 사랑하기 위해, 행복을 찾기 위해 오늘도 덕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