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편-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by 덕후감

제목: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연출: 장영석

극본: 임진아

출연: 윤계상, 임세미, 김요한, 길해연


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는 단순히 스포츠 드라마에 머물지 않는다. 전 럭비선수였던 주가람이 ‘약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은퇴했다가, 다시 한양체고 럭비부 감독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낙인, 편견, 그리고 재기의 의미를 진지하게 탐구한다.

주가람은 억울한 이유로 운동선수의 길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다. 그는 과거의 상처 때문에 세상과 거리를 두었지만, 교장 강정효의 신뢰와 고집 덕분에 다시 럭비부를 맡게 된다. 모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끝내 주가람을 지지한 강정효의 모습은, 청소년 드라마 속에서 보기 드문 ‘믿어주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며 큰 울림을 준다.

주가람 곁에 선 또 다른 인물은 사격부 코치 배이지다. 과거 연인에서 원망으로, 그리고 다시 조력자로 변해가는 배이지의 태도는 현실적인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잘 드러낸다. 그녀는 정의와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지만 결국 진심을 선택하며 주가람과 럭비부 아이들을 지킨다.

한양체고 럭비부의 주장은 윤성준이다. 그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쌍둥이 동생 윤석준과 늘 비교당하며 열등감에 시달린다. 좋아하는 사람조차 사격부의 서우진이라는 또 다른 스타 선수이기에, 성준의 내면은 늘 불안정하다. 그러나 이런 갈등 속에서도 그는 팀을 이끌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럭비부의 다른 멤버들—(강태풍), 오영광, 문웅, 도형식, 표선호, 김주양, 소명우—또한 저마다의 사정과 약점을 지녔지만, 서로 부딪히며 결국 한 팀으로 묶여 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기적처럼 다가왔다.

이 드라마에서 특히 인상적인 점은, 인물 하나하나가 단순히 조연이 아니라 각각의 현실적인 고민과 상처를 지닌 주체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주가람의 억울한 과거, 윤성준의 열등감, 배이지의 갈등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껴졌다. 누구나 한 번쯤 남에게 이해받지 못한 채 낙인찍히거나, 비교와 편견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이 드라마의 메인 종목이 왜 럭비여야 했는지가 분명해진다. 럭비는 결코 혼자 해낼 수 없는 운동이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힘을 모아야만 전진할 수 있다. 주가람이 과거의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윤성준과 럭비부가 폐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함께하기 때문’이었다. 럭비의 본질이 곧 드라마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였고, 그래서 그들의 도전은 ‘우리는 기적이 된다’라는 부제목 그대로 완성될 수 있었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며, 넘어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용기를 얻었다. 기적은 우연이 아니라, 끝내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서로를 지지하는 힘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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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시]


럭비공


둥글지 않은 타원의

양끝이 뾰족한 모양


발로 차서 날려보고

손으로 잡아 던진다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할 수 없는 너


땅에 닿아 튀더라도

궁금함은 끝나지 않는다


내 팔에 안아 들고

다시 너에게 날려본다


너는 받고 달려가

마침표를 찍고 돌아온다


우리는 모두 럭비공

예측불가한 개인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럭비공

서로를 믿고 날아간다


함께 주고받으며

생의 경기를 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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