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덕질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후감 Sep 26. 2023

26화 - 시간을 달려서 돌아간대도

지금은 해체됐지만,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기도 하고 예전의 모습이 떠올라서 그립기도 하다.


스물여섯 번째 주인공은 여자친구이자 비비지, 예린, 유주, 소원이다.


출처 : 쏘스뮤직, 여자친구(소원, 엄지, 은하, 유주, 예린, 신비)
출처 : 빅플래닛메이드, 비비지(신비, 은하, 엄지)
출처 : 빌 엔터테인먼트, 예린
출처 : 커넥트 엔터테인먼트, 유주
출처 : 위 엔터테인먼트, 김소원


2015년에 유리구슬로 데뷔한 여자친구, 아니 갓자친구 언니들. 이때부터 눈 여겨보고 있었는데, 나름 입덕부정기였는지 입덕할까 말까 망설였다.


2015년 여름, 오늘부터 우리는으로 컴백했을 때, 입덕하게 됐다. 유주언니의 깔끔하고 시원한 고음에 반하고, 귀여운 언니들의 모습에 한 번 더 좋아하게 됐다.


2016년, 아이돌이라면 꼭 한 번씩은 거쳐간다는 교복! 교복 입은 언니들의 모습이 정말 학교의 반장, 부반장 같고 학생회를 보는 것만 같았다. 제목은 시간을 달려서, 안무도 직관적이게 달리는 것과 시간을 표현한 게 생각나고, 엔딩에 한 명씩 멈추면서 표현하는 것도 멋있었다.


2016년 여름, 내가 가장 좋아했던 노래가 나왔다. 너 그리고 나, 부제는 나빌레라. 가사가 귀엽고 순수하게 느껴져서 여름의 청량함이 더 살아나는 노래였다. "새롭게 시작해 볼래 너 그리고 나 사랑을 동경해 앞으로도 잘 부탁해" 유주언니의 고음은 정말 짜릿하고 시원했다.


2017년 3월, FINGERTIP이 나왔다. 지금까지 청순하고 순수한 학생의 모습이었다면, 핑거팁은 대학생이 된 느낌이다. 노래도, 분위기도 한층 강렬해지고 멋있어져서 잘 어울렸다.


2017년 여름, 이번에도 여름에 쏟아지는 비처럼 컴백해 준 언니들. 특히나 귀를 기울이고 들으면 더 좋은 노래다. 그렇다. 제목이 귀를 기울이면이다. 이 노래는 그 흔한 영어 가사가 하나도 없다. 외래어도 없다. 들을 때마다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가사는 내 마음 같다. "내 맘을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스치듯 기분 좋은 바람들과 너와 나 함께 들었던 노래 가사처럼"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한 번 더 나왔었다. 이 노래의 가사에도 영어가 없다. 여름비를 들으면, 가사가 언니들과의 추억이 생각나서 감성에 젖게 된다. "찬란하게 빛나던 시간이었다고 맑은 여름비처럼 고마웠었다고 한줄기 빗물처럼 너무 아름다웠던 투명한 우리들의 이야기"  언니들과 함께여서 여름은 덥지 않았고, 햇살처럼 찬란하게 빛나던 시간이었다고. 너무 고마웠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18년, 서정적이면서도 누구나 좋아할 노래를 들고 나타났다. , 이 노래는 지금 들어도 너무 좋다. 밤은 심연 속의 마음을 비유한 것 같고, 그 안에서 기대하고 실망하고, 고백하고 싶어 하는 여러 모습을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누구나 좋아할 노래라는 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노래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언니들의 노래가 딱 그랬다. 남녀노소를 넘어서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까지도 공감할 노래니까.


2018년의 여름에도 여름여름해로 컴백했다. 이 노래는 멤버 언니들의 이름이 가사로 나오는 게 가장 재밌고 귀여운 부분이다.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다 나온다. 이름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절마다 두 명씩 짝지어서 나오는 게 노래보다는 언니들이 만든 동화극을 보는 기분이었다.


2019년 1월, 새해가 되자마자 컴백한 곡은 해야. 왠지 이 노래를 들으며 일출을 보러 가야 될 것 같았다. 제목에서 그런 기분이 들었다. 현대무용 같은 안무가 정말 아름다웠던 노래인데, 들을 때마다 해가 정말 나쁘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안 보여줄 거면 잘해주지 말지, 차가울 거면서 왜 그렇게 찬란히 빛이 나고 그러는지 안 좋아할 수 없게 만드는 해가 나쁘다.


2019년 여름에도 빠지지 않고, 출석한 언니들. 열대야라는 노래를 들고 나왔다. 야자나무가 있는 해변이 떠오르고, 열대과일로 만든 주스를 마시고 싶은 노래다. 노래 듣다가 상상했던 모습이다. 푹푹 찌는 한여름 자체를 표현한 곡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2020년 2월에 컴백했다. 제목은 교차로. <상견니>를 리메이크한 <너의 시간 속으로>라는 드라마가 생각난다. "어쩌면 이 노래가 널 다시 만나게 해 줄 거라 짐작해"라는 부분의 가사와 "너 혹시 빠르게 지나쳐도 내가 널 찾을게 그때 다시 너에게로", "널 기억해낼게 그때 다시 너에게로"라는 가사들이 더 생각나게 한다. 가사가 너무 드라마 같고, 장면들이 상상되는 가사들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2020년의 여름에도 언니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동화에서 마녀가 백설공주에게 건네던 그 '사과'가 영어로 된 제목의 노래다. Apple. 콘셉트도 마녀였다. 마녀인 건 가사에서 친절하게 알려준다. "달콤한 어둠 아래 마녀들의 밤이 와" 가사를 봤을 때는 그 사과가 아담과 이브가 있던 에덴동산의 사과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브가 사과를 먹었다는 건 성경에도 나와있는 내용이다. 가사를 성경에서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놀랍고 신기했다.


2020년 11월, 언니들의 마지막 컴백. MAGO. 제목을 보고 무슨 단어인지 몰라서 검색했던 기억이 있다. 거의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검색했던 건 기억해도 뜻이 기억나지 않아서 다시 찾아봐야 한다. 스페인어로 마고는 (사람이) 마술(마법)에 조예가 깊은, 마술사, 마법사라는 뜻이 있다. Apple과 마찬가지로 마녀 콘셉트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Apple에서의 마녀들의 밤, 축제가 바로 MAGO에서 벌어진다니 흥미진진했다.


언니들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고 좋았는데 해체됐다는 말에 울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은하언니와 신비언니, 엄지언니는 비비지로, 유주언니, 소원언니, 예린언니까지 솔로로 드라마, 예능, 음악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한 명 한 명에 더 집중해서 볼 수 있는 것도 좋다. 언젠간 다시 여자친구로 모일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시간을 달려서 돌아간대도 난 여전히 언니들을 좋아할 거고, 여자친구의 팬일 것이다. 드라마처럼 기억을 못 해도 그냥 저절로 알고 팬이 되어있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25화 - 깨끗하게 덕질 매너리즘 극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