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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덕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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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감 Feb 23. 2024

55화 - 내 취향인 드라마를 찾아서

나는 요즘 드라마에 빠져 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재벌형사', '끝내주는 해결사' 모두 재밌고 잘 보고 있는 드라마지만, 나는 사실 잔잔한 드라마를 더 좋아한다. 이를테면 '갯마을 차차차'처럼 말이다.

간만에 그런 드라마를 작년에 잠깐씩 보곤 했는데, 얼마 전부터 다시 정주행을 하기 시작하게 된 작품이 있다.

바로 '사랑한다고 말해줘'다.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손으로 말하는 청각 장애인 화가 차진우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루고 있다.

차진우는 센터에서 세 명의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는 걸 알려주는 일을 하며, 집에서는 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밤이면 벽에 그림을 그릴 만큼 그림이 세상의 전부인 사람이다.

정모은은 얼마 전까지 승무원이었지만, 그만두게 된 건 인생에서 처음으로 가져본 배우라는 꿈 하나였다. 아침에는 카페 알바를 하고, 오후에는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단역이자 무명배우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이 드라마를 처음 알게 된 건, ENA 채널에서의 드라마 티저, 광고 때문이었다. ENA에서 드라마 재방송을 보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다.


정우성 배우님과 신현빈 배우님의 연기 합이 기대됐고, 무엇보다도 감성적인 휴먼멜로 장르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를 볼 때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해진다.


어렸을 때부터 청각이 예민했던 나는 여전히 소리에 대한 불편함이 있다. 듣고 싶지 않은 소리들을 듣게 된다는 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에 가끔은 못 견딜 만큼 힘들 때가 있다.


그런 나에게 이 드라마는 바다처럼 잔잔히, 천천히 물결 치며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대사가 없어도 행동과 표정, 눈빛으로 표현되는 게 눈으로 보여서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잠깐씩 나오는 필담에서는 연필의 소리가 ASMR 같아서 듣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고, 모은이를 바라보는 우진이의 눈빛과 표정에서는 감동에 젖고, 친구들이 나올 때면 웃음을 짓게 되는 이 드라마의 매력은 한도를 초과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오늘도 정주행을 해야겠다.


아마도, 정말 그렇게 될 거 같고, 그럴 거라 예상되지만 이번 정주행이 끝나면 또 다시 찾아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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