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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덕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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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감 Feb 16. 2024

54화 - 생각이 피어나는 시간, 새벽 4시

새벽 4시가 되면 어김없이 생각은 피어나고, 새벽감성으로 얼룩진 글을 적어낸다.


덕질하면서 들었던 생각 중 하나인 아이유 언니의 신곡 'Love wins all'에 대한 생각을 펼쳐보려고 한다.


수많은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내용의 가사는 나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기 충분하다.


'나는 그러한 사람인가?', '누군가에게 편견과 시선, 차별을 가져봤다면, 그걸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보았는가?'라는 생각들을 하게 한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 또한 인상적이었다.


말 한 마디 없이 수화로 대화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상처로 가득해 보였고, 캠코더 속에 비치는 모습은 다친 곳 없이 밝은 얼굴이었다.


캠코더가 연예인으로서 보이는 삶으로, 상처로 가득한 모습은 내면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장애를 만신창이로 표현한 게 욕먹을 일이라니, 그 논란을 봤던 그날은 답답했던 것 같다. 이상할 거 없이 아름답고도 슬펐던 뮤직비디오의 내용으로 보면 뭐가 이상한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지만, 어떤 식으로 표현해도 이상하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비난하는 게 즐겁고 좋은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건 그만두기로 했다.


내가 받아들인 건 약자들이 세상에게 상처를 받아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모습을 표현했다는 거다.


다시 말해, '장애가 만신창이와 같다'라는 게 아닌, '그들이 받은 상처로 인해 만신창이가 되었다'라고 받아들였다. 표현이 섬세해서 무척이나 좋았다.


눈으로 보이는 어떠한 물체가 그들을 뒤쫓는 것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부분에서 보는 사람들이 불쾌하지 않도록 배려했을 마음이 느껴졌다. (현실과 맞닿은 부분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을 때, 오히려 불편하고 불쾌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뮤직비디오에서 좋았던 건 마지막에 그들이 증발되기 직전에 뷔님이 그 눈을 향해 방망이를 휘두르다 지쳐 넘어졌을 때, 뷔님의 눈을 가려주던 손이었다.


레이저 빛에 의해 사라지게 될 걸 알지만, 그럼에도 그를 감싸고 마는 그 손은 그가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 같아서 그 부분만 다시 보고, 또 봤었다.


나의 가난하고 모자란 헤아림으로는 모든 걸 이해할 수 없겠지만,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로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사랑이 정말 위대하다는 걸 깨닫게 된 어느 날의 새벽은 다른 때보다 더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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